▨… 춘원 이광수는 그의 ‘민족개조론’에서 “조선민족은 자존심이 많아 지도자의 지도에 순종함을 절대요건으로 하는 공고한 단체의 조직을 못하게 하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고 하였다. 흔히 말하는 “우리 민족은 개인으론 완벽해서 어느 민족에게도 뒤질 게 없지만 전체로는 단결력이 없는 모래알 같다”는 진단을 춘원도 이미 내렸던 것이다. 그것은 우리 민족의 유별난 자존심 탓이라지만 우리 교단을 향한 진단 같아 마음이 뜨끔해진다.

▨… 몹시 추운 어느 겨울날, 한 청년이 월남 이상재를 찾아왔다. 방 구들이 어름장 같아 시량에 보태시라고 돈 얼마를 드렸다. 마침, 고학생이 찾아와 하소연하니 월남은 아뭇 소리없이 받은 돈을 몽땅 내어주었다. 그 광경을 목도한 청년이 어이가 없어 “시량은 어떻게 하시렵니까?”하고 물었다. 월남이 빙그레 웃었다. “사정 아는 사람이 또 주겠지.” 이 이야기에 가슴이 뜨끔하는 이는 몇이나 될까.

▨… 6개국의 13세 청소년들이 표준 수학 문제를 풀었다. 한국 청소년들이 가장 우수했고 미국 청소년들이 가장 뒤떨어졌다. 스페인, 영국, 아일랜드, 캐나다 학생들이 그 사이에 있었다. 수학을 잘 하느냐는 질문에, 한국 학생들은 23퍼센트만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수학 문제 풀기는 최고인데 수학에 대한 자신의 능력을 평가하는 데에는 꼴찌였다. 반면 미국 학생들은 성적은 꼴찌였지만 자신들이 최고라고 생각했다 또, 뜨끔하는 사람 있을까.

▨…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알고 있다고 착각하면서 결정을 내린다. 자신과 관련해서도 자신감을 과시하며 거짓된 확신을 가지고 자신을 과대평가한다(심리상식사전, M. 모테를리니). 춘원의 자존심론이나 “사정 아는 사람이 또 주겠지”하는 월남의 면모도 자신을 돌아보는 마음이 없는 이들에게는 거짓 확신의 찌꺼기로 비칠지도 모르겠다. 모테를리니에 의하면 자신이 모르고 있음을 모르고 있는 뻔뻔함이야말로 거짓 확신의 열매이다 .

▨… 어떤 이들은 자신이 교단 발전을 위해 가장 많이 노력했고 가장 많은 일을 해왔다고 주장한다. 앞으로도 가장 많은 일을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또 어떤 이는 교단의 비리(?), 의혹(?)을 가장 많이 들춰내 정의를 위해 싸운다고도 말한다. 그 모두가 거짓 확신이라면….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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