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는 광산 붕괴사고로 매몰된 33명의 광부가 살아서 돌아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발표했다. 설혹 붕괴지점에서 대피했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대피장소를 찾을 길이 없으며 통신연락조차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대과학의 힘은 놀라웠다. 지하 622미터의 대피 장소를 찾아냈고 연락할 수 있는 지름 13센티미터의 구멍을 뚫었다. 사고가 난 지 17일 만이었다.

▨… 과자 반쪽, 우유 반컵, 참치 두 숟가락으로 이틀씩을 버텼다. 연락이 닿기까지 17일 동안 체중이 7~8킬로그램이나 줄었으나 그들은 견뎌냈다. 이 견딤이 그들을 생환하게 해줄 것이란 보장도 없었다. 상식적으로 저들에게는 절망뿐이었다. 인간의 힘이란 얼마나 놀라운가. 선지자인 엘리야조차 로뎀나무 아래서 “차라리 지금, 내 생명을 취하옵소서”라고 기도하지 않았었던가.

▨… 그들이 그 지옥을 빠져 나와 생환을 위한 구조 캡슐을 탈 때 그들도 인간인 이상, 한 걸음이라도 먼저 타고 싶다는 욕망이 가슴에서 치솟지 않을 수 없었으리라. 그곳에서 버텨낸 예순 아홉 날이 69년 만큼이나 길었을 터인데도 그들은 순번을 정했고 차례를 기다렸다. 무엇이 그들을 그토록 성숙한 인간이 되게 만들었고 당당한 모습이게 만들었을까. 극한 상황을 뛰어넘게 만든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 일곱 살밖에 되지 않은 매몰 광부의 아들은 무너진 갱도 입구에서 쪼그린 채로 매일 기도를 드렸다. 매몰 광부들도 매일 정해진 시간에 기도를 드렸다. 칠레 온 국민이 기도를 드렸다. 이 기도는 과학만큼은 놀라운 것이 못되고 인간성 속에 감추어져 있는 힘만큼은 놀라운 것이 못된다고 생각하는가? 브라운(W.A. Brown)은 “기도를 통해서만 지금도 창조활동을 하시는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고 증언하였다.

▨… 지옥에서 돌아온 매몰 광부는, “우리는 서른 세명이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 서른 네명이었다”라고 제일성을 터뜨렸다. 다니엘서를 새롭게 증언하는 듯한 내용이었다. 그것은 싼 값에 치료한 이빨이 금으로 바뀌었다는 식의 효과를 노리는 증언이 아니라 절망을 이겨낼 수 있게 한 체험의 증언이었다. 늘 성령의 역사를 강조하는 분들의 증언보다 이들의 증언이 더 가슴에 와 닿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누군가 설명 좀 해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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