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1:1, 고후 5:17)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구약성경 창세기의 첫 구절입니다. 신구약 성경 전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구절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온 천하 만물을 창조하셨다’는 고백은 가장 중요한 신앙고백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우리말 성경에는 구약의 첫 번째 책을 ‘창세기’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러나 히브리 성경의 제목은 좀 다릅니다. 히브리성경은 구약의 첫 번째 책을 ‘베레쉬트-태초에’를 제목으로 삼고 있습니다. 히브리인들은 글을 쓸 때 중요한 단어를 먼저 사용합니다. 그래서 히브리 성경은 책의 맨 처음 나오는 단어인 ‘베레쉬트-태초에’를 그대로 책의 제목으로 삼은 것입니다. 이것은 아마 서로 강조점이 다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즉 우리는 ‘창조하셨다’는 것에 강조를 두지만, 히브리인들은 ‘태초’를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태초’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느냐 하는 것입니다. 성경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태초를 시간적인 개념으로 받아들이는데 아무런 이의가 없습니다. 정말 ‘태초’가 모든 만물의 시원(始原)을 가리키는 시간적 개념으로 충분할까요? 성경 전체는 인간의 구원의 책이고 또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그러면 인간 구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무엇이겠습니까? 시제적 태초일까요?

우리 교단은 사중복음을 신앙의 보화로 여깁니다. 그 중에 ‘중생’이 있습니다. 중생은 그리스도인의 삶의 시작이요, 출발이요, 근원입니다. 그 중생이 어디서 이루어집니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입니다. 누구로부터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입니다. 그렇다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비롯되고 시작된다는 의미에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가 그리스도인의 태초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그러므로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고 증거하는 것입니다.

히브리어의 태초를 뜻하는 ‘베레쉬트’라는 단어의 어근 ‘로쉬’는 ‘머리’ ‘우두머리’ ‘기둥머리’ ‘가장 중요한’ ‘선두의’등과 같은 뜻을 포함합니다. 그리고 전치사 ‘베’는 ‘~안에서’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태초-베레쉬트’를 사전적 의미로 해석하면 ‘머리 안에서’ 또는 ‘가장 중요한 것 안에서’라는 뜻이 있습니다. 시간적으로만 해석해야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신약적인 의미에서 ‘로쉬’ 머리는 그리스도를 상징합니다. 남자의 머리는 그리스도라고 말씀하고 있고, 엡 4:15에서는 ‘오직 사랑 안에서 참된 것을 하여 범사에 그에게까지 자랄지라 그는 머리니 곧 그리스도라’고 말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성경의 구원관에서 보면 ‘태초에’는 바로 ‘그리스도 안에’가 됩니다. 그리스도는 태어나고 죽는 분이 아닙니다. 그 분은 ‘나는 알파와 오메가요 처음과 나중이요 시작과 끝이라’ 시제를 초월하시는 분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창조의 근본이신 이가 가라사대…(계 3:14)’라고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창세기 1:1은 먼 옛날, 지난 간 옛날 얘기가 아닙니다. 지금 우리 얘기입니다.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고 분명한 사실은, 우리의 구원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안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구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바로 ‘그리스도 안에’ 입니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로 중생합니다. 그리고 전혀 새로운 삶이 시작됩니다.

그러므로 여러분과 나의 ‘태초’는 바로 ‘그리스도 안에’입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오늘 나에게 주시는 말씀이고 내가 경험해야 할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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