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은 소위 부자와 거지에 대한 비유의 말씀입니다. 본 비유의 목적은 천국과 지옥이 어떻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것도, 또한 천국에 가는 방법을 설명하기 위한 것도 아닙니다. 본문은 이 땅에서의 부자와 거지의 삶을 비교하고 내세에서 부자와 거지의 형편을 대비하면서 현세 생활과 내세 생활의 관계성을 설명하고자 하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즉 이 세상과 천국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비유입니다.
16장 1절~13절까지는 주인의 소유를 허비하는 청지기의 비유가 나오는데, 이 두 비유에서 가르쳐 주는 분명한 사실은 주인이 언젠가는 셈하는 때가 온다는 것입니다. 그 때 다음의 삶을 준비했느냐 하지 못했느냐에 따라 미래가 결정됩니다. 앞서 주인의 소유를 허비한 청지기를 지혜롭다고 칭찬한 것은 다름이 아니라 주인이 셈한 이후의 삶을 준비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여기에서 우리의 신앙이 그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준비하는 삶이 바로 재물에 대한 우리의 믿음이요 태도입니다. 본문의 비유에 나오는 사람들을 ‘부자’와 ‘거지’라는 개념으로 표현하는 것부터 이 비유가 재물과 관계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믿음은 관념이나 생각이 아닙니다. 사는 게 믿음입니다. 믿음은 삶입니다. 그러므로 본 비유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재물에 대한 신앙의 태도가 어떠해야하는지를 가르쳐주는 말씀입니다. 오늘날 돈과 재물이 싫다는 사람 없습니다.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 같은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재물에 대한 믿음이 다음 시대인 천국에 들어가서 살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부자가 지옥에 간 것도, 거지 나사로가 천국에 간 것도 이미 이 땅에 살 때 결정되어진 것입니다. 물론 부자라해서 다 지옥 가는 것이 아니고 거지라 해서 다 천국 가는 것은 아닙니다. 만일 그렇다면 천국은 거지 떼만 모이고 지옥은 부자들만 모일 것입니다. 천국 가는 부자도 있고 지옥 가는 거지도 있습니다.
거지가 천국에 간 것은 분명 믿음을 가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거지의 믿음은 머리로 믿는 믿음이 아니라 삶속에서 특별히 재물에 대하여 나타났습니다. 그것을 보여주는 단어가 바로 ‘거지’입니다.
여기서 거지란 말은 오늘날의 무위도식하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런 소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내 것이라고 주장할 만한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이것이 거지의 믿음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부자는 가진 것이 너무 많습니다. 모두가 자기 소유입니다. 내 것입니다. 그래서 부자입니다. \
예수 그리스도를 친구로 삼고 하나님을 전부로 삼는 사람은 그게 재산입니다. 바울의 말처럼 이 땅의 모든 것들은 한낱 배설물에 불과할 따름입니다. 이게 거지가 가진 믿음입니다. 그렇다고 그가 먹지도 않고 입지도 않았다는 말이 아닙니다. 먹고 입고했습니다. 먹을 것이 없을 때는 먹을 것을 구하러 다니기도 하고 그것 때문에 눈물도 흘리고 하나님 앞에 새벽마다 간구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재산으로 여기지는 않았습니다. 그것 때문에 예수를 버리지 않았습니다. 그것가지고 위세하고 사람 무시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둘 중 하나를 취하라고 한다면 주저 없이 예수요 하나님입니다. 이런 삶을 가리켜 성경은 나그네라고 하고 본문에서는 거지라고 하는 것입니다. 겉은 거지이지만 속을 보면 그리스도가 있고 하나님이 계십니다. 그래서 믿음으로 보면 가장 큰 부자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부자는 어떻습니까? 그가 그렇게 자랑하고 내세우는 재산은 재물뿐입니다. 그런데 재물이라는 것이 실상은 내 것이 아닙니다. 살아서 호이호식하며 산 것 같지만 실지로는 재물의 종의로 산 것에 불과합니다. 믿음으로 보면 그리스도도 하나님도 없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거지입니다.
요즘 개그맨들이 그리스도인을 흉내 낼 때 사용하는 것처럼, 입만 열면 ‘주여’ 말끝마다 ‘아버지’ 라고 부르는 것이 믿음이 아니라, 물질 세상 속에서 재물을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 불의의 재물로 부터 벗어나 예수를 친구로 삼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가 믿음입니다. 우리는 매일 이 시험지를 앞에 두고 답을 써내야 합니다. 오늘 하루 어떤 답을 쓰시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