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 싸움의 기술 익혀야 … 타협의 여유도 중요

일러스트=서재형

지난 5월 21일은 ‘둘(2)이 하나(1)된다’는 의미의 국가기념일 부부의 날(5월 21일)이었다. 둘이 모여 하나가 되는 것이 ‘부부’라고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집도 정말 둘이 하나가 되는 행복한 부부일까? “우리 부부는 왜 맨날 똑같은 싸움을 할까?” “왜 내 마음을 못 알아 줄까?”고민하는 부부가 많을 것이다. 정답은 없다. 그러나 대안은 있다. 부부관계도 리모델링으로 때때로 상태를 점검하고 보수를 해줘야 한다.

한국결혼지능연구소 부소장 김준기 박사는 “부부 갈등의 70%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인 만큼 이를 악화시키지 않고 적응하며 사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열정적인 사랑으로 시작된 연인이나 부부라도 세월이 흐르면 사랑의 온도는 내려가고 크고 작은 갈등과 마주치기 마련이다. 근본적인 생활습관·성격·정체성 등의 차이는 모두 해결 불가능한 문제다. 이를 고치려고 애쓰다 보면 갈등은 점점 더 심해질 뿐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쿨'한 대처라고 말한다. 서로 독립성과 개별성을 받아들이고 차이와 한계를 인정하라는 것이다.
또한 해결 불가능한 문제를 붙들고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키우는 대신 서로의 장점을 꼽아보면 ‘내가 배우자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고 설명이다. 하지만 배우자에 대한 감정이 격해 있을 때는 장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김 박사 부부관계 전문가들은 ‘속 끓이지 말고 스스로 ‘타협’하라’고 제안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부부의 최대 과제는 갈등을 조절하고 더 악화시키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갈등의 해결방법으로 대화를 제시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화해야 할까. 대화도 타이밍과 방법이 중요하다.
김 박사는 “상대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이 고조된 상태에서 대화를 아무리 시도해 보았자 마치 괴롭고 짜증나는 음악을 듣는 것처럼 소용이 없다”면서 “대화의 방향을 결정짓는 첫마디는 부드럽게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거칠게 대화를 시작했다면 일단 중단하고 마음을 조금 추스른 뒤에 다시 시도하는 융통성도 필요하다. 불만이나 분노는 자신이 힘들다는 표현을 하기 위한 2차적인 감정일 뿐임을  기억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부부싸움이 분노감과 절망감으로 발전하기 전에 화해해야 한다는 점이다. 적당히 싸우다가 화해하고 타협점을 찾는 훈련이 필요하다. 한쪽에서 먼저 화해 메시지를 전달하면 다른 쪽에서도 ‘이쯤에서 싸움을 마무리하는 게 낫다'고 재빨리 판단, 동의해줘야 한다.
“당신은 쉬는 날 먹고 뒹구는 것밖에 할 줄 모르지"(비난), “그러는 당신은 우리 집에 언제 전화했어?"(자기방어), “당신 식구들은 다 왜 그러나 몰라. 그러니 뭘 보고 배웠겠어"(경멸),  “(TV 볼륨을 높이며)또 시작이군"(담 쌓기) 등은 부부관계를 위험에 빠지게 만드는 대화법이다.

아울러 김준기 소장은 부부싸움에도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선 싸움은 부드럽게 시작하는게 중요하다. 또 간결하게 말하고 상대방을 비난하지 말며 자신이 느끼고 있는 불만을 말하는 것이 기술이다. 또한 상대방의 의견을 관대하게 받아들이고 화해시도를 잘하는 것도 중요한 부부싸움의 노하우다.
화해시도는 두 사람 사이에 부정적인 감정이 많아지기 전에, 애정과 친밀감이 미움과 분노감으로 바뀌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 두 사람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마음이 있어야 가능하다. 너무 화가 날 때는 먼저 열을 다스려야 하고 타협하는 기술과 싸움의 원인을 되짚어보는 여유도 필요하다.
‘우리는 이제 대화가 안통해’ ‘‘나를 이해 못해’라는 말을, 생각을 반복한다면 지금이 바로 부부관계를 리모델링해야 할 때다. 대화와 싸움의 기술을 익혀 상처주기보다 보듬어주는 관계를 만들어 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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