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성결교회가 요한 웨슬리(John Wesley)를 따랐다는 것은 매우 감격스러운 일이다. 그만큼 요한 웨슬리는 성결교회 자아성(identity) 확립의 튼튼한 기초가 되고 있다. 그러나 성결교회가 이어받은 웨슬리의 전통은 이명직 목사께서, “곧 우리의 교리나 정신이 순 초시대 감리교회로 인정하여야 틀림이 없을지니라”고 한 것처럼 교리와 정신을 이어받은 것에 한정된 느낌이 든다. 그만큼 그분의 사역(ministry)을 이어 받는 데는 상대적으로 소홀했고 오히려 장로교회와 순복음교회 등을 모방하기에 분주했다.

우리는 이제 한 단계 더 높여 그분의 사역도 재발견하고 새롭게 적용해 가야 한다. 교리와 사역은 분리될 성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역을 도입하려면 세 가지 기준에 맞아야 한다. 성경적 기초, 구원론적 기초, 상황적 기초가 바로 그것이다. 이에 비출 때 다음의 다섯 가지는 반드시 이어 받아야 하겠다.

첫째, 성경 사역
요한 웨슬리는 “한 책의 사람”(homo unius libri)이었다. 그러므로 우리 성결교회 목회자 모두가 “성경 사역”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웨슬리의 설교와 비교하면 현대 목회자들의 설교가 얼마나 비성경적인가가 확연히 드러난다. 웨슬리는 아예 “성경적 기독교”(Scriptural Christianity)라 했고, 그 설교는 성경구절들을 벽돌로 써서 견고하게 건축해 놓은 성전과 같다. 성경사역을 강력하게 할수록 교회의 견고성이 높고, 잘 성장하고, 또 성경말씀은 ‘은혜의 도구’의 첫 번째이기 때문이다.

둘째, 교회 설립 사역
웨슬리는 교회를 설립하고 교단을 창설하여 사역한 ‘교회주의자’였다. 그는 영국 국교회에 속하기를 원했지만 이왕 독립된 교회를 시작한 바에야 매우 적극적으로 교회를 개척하고, 성장시키고, 기초를 튼튼히 다져 나아갔다. 우리가 그것을 더 강조해야 한다. 한 가지 더 있다. 교회를 참 교회로 만드는 일이다. 하나의, 거룩한, 보편적인, 그리고 사도적 전통을 이어받은 (una, sancta, catholica, and apostolica) 교회로 회복시켜야 한다.

셋째, 대중전도사역
웨슬리 목사는 교회 설립자이면서 목회자였고 또 대중전도자였다. 그래서 성결교회도 전도를 최대 과제로 삼고 출발한 교회이다. 처음 시작될 때에 ‘복음전도관’이라 이름했고, 축호전도, 십자군 전도, 거리 전도 등을 주특기로 삼았다. 그런데 개인전도만큼이나 대중전도집회에도 힘써야 했다. 웨슬리 목사께서 공원, 시장, 광산, 심지어 아버지의 묘지 등 장소를 구별하지 않고 어디에서나 대중집회를 인도했던 것을 이어받아야 한다. 따라서 선교 2세기로 출발하는 지금이라도 대형대중집회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대중집회라면 성결교회가 제일 잘 해 낼 수 있다는 걸 만천하에 보여 주어야 한다. 그건 100주년 기념대회의 열기를 이어가면 되는 일 아닌가.

넷째, 학교와 병원 설립사역
웨슬리 목사는 자신이 우수한 교육을 받은 인물이었고 그래서 킹스우드학교를 세워 보편적 시민교육과 함께 기독교교육을 철저히 실시했다. 그것도 학교를 여러 군데에 세웠다. “합리적이며 성경적인 그리스도인”(rational, scriptural Christians)을 육성하려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우리 성결교회는 19세기 미국성결부흥운동의 한계에 갇혀 있어 변변한 교육기관 하나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 웨슬리 사역의 변질로 보아야 한다.

그와 함께 의료선교에도 태만했다. 웨슬리 목사께서 유명한 의학 서적을 출판했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병원을 세우는 일에 진작 힘썼을 터였다. 특히 사중복음 가운데 신유(Divine Healing)가 들어 있다는 것, 그리고 영어에 heal(고친다)은 whole(전체, 완전), holy(거룩하다)와 연관된 말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병원을 세우는 일에 지금이라도 나서야 한다. 성결병원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곳에서 몸병만 아니라 영혼병까지 말끔히 치료받는 의료기관을 어서 세워야 한다.

다섯째, 사회적 성결사역
사회적 성결사역을 제일 잘하는 교단이 바로 구세군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그런데 그 구세군을 창설한 부쓰 사령관이 웨슬리 목사의 사회적 성결사역을 이어 받은 사실은 잘 모른다. 사회적 성결을 강조하다가 영혼구원사역을 소홀히 해서는 결코 안 된다. 오히려 학교, 병원뿐만 아니라 고아원, 양로병원, 빈민사역, 홀모돌보기, 교도소 등의 사역이 영혼구원사역을 보완하도록 힘써야 한다. 주님 부탁대로 마지막이 가까울수록 먹이고, 입히고, 고치고, 돌보고, 풀어주고, 섬겨야 한다. 그래서 21세기 형인 영혼사역과 사회사역의 통합모형을 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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