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러리스트들이 몇 백 명이 탑승한 여객기들을 납치했다. 그 비행기 중의 두 대가 뉴욕의 쌍둥이 빌딩, 자유무역센터를 박치기하듯 들이받았다. 비행기에 타고 있었던 사람 전원이 목숨을 잃었고 빌딩에서 근무 중이거나 일을 보던 사람들 가운데 수천명도 빌딩이 폭삭 주저앉는 바람에 생명을 잃었다. 미국민들은 경악하며 분노했고 당시의 미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 ‘9.11사태’를 자신들이 일으켰다고 밝힌 알카에다는 그것은 테러가 아니라 ‘지하드(성전)’라고 항변한다. 미국이 이스라엘의 시온주의를 지원하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이란과 알제리의 무슬림 형제들을 억압하고 핍박하므로 성전을 벌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자살 폭탄 테러도 테러가 아니라 이슬람이면 누구나 지켜야하는 거룩한 법(샤리아)의 명령에 따른 행위이므로 순교라고 주장한다.

▨… 1096년 봄 교황 우르반2세의 호소로 조직된 십자군이 예루살렘을 향하여 떠났다. 정규군이랄 수 있는 기사는 극소수였고 대부분은 농민들이었다. 교황은 참가자들에게 면죄부와 천국의 기쁨을 약속하였다. 거의 2백년 동안 지속된 십자군 전쟁의 명분은 성지 회복이었지만 셀주크 터키의 침략에 전전긍긍하던 비잔틴 제국이 유럽 제국과 손을 잡으려는 정치적 계산을 우르반 2세가 이용하므로 빚어진 것이었다.

▨… 테리 존스라는 미국 목사가 코란을 불사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예수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는 진리 이외의 것을 믿는 어떤 종교도 악마의 것이다. 우리가 이슬람에 맞서 일어서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의 이런 말을 신앙에 투철한 모습이라고 박수치는 사람도 있을까. 그가 기독교의 어느 교단에도 속하지 않았다는 것은 기독교의 전통적 교리를 수용할 믿음이 조금도 없다는 반증 아닐까?

▨… 늑대는 양에게 늑대이고, 늑대에게도 늑대다. 목사는 이슬람에게도 목사이고 그리스도인들에게도 목사다.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감춰진 어떤 목적을 위해서 신앙을 이용하려든다면 그는 ‘떠돌이 늑대와 같은’(T.홉스) 목사일 뿐이다. 신앙은 신념의 체계이기에 목숨까지도 바칠 수 있음을 약삭빠르게 계산하고 이용하려는 세력들 때문에 세계는 혼란스러워지고 종교는 위기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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