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기독교 명문대학, 꿈 아닌 현실로”
지성·영성·덕성 조화된 교육 … 창조적 기독교 인재 양성에 최선
교명 변경 깊이 고려 후 추진해야 … 한 캠퍼스내 신학계열 분리 운영도

·장 소: 서울신학대학교 총장실
·대 담: 주필 조 만 목사
·사진 및 정리: 황승영 편집부장
“새롭게 개교하는 각오로 성결교회의 정체성과 학교의 위상 높이고, 화합과 소통이 이뤄지는 공동체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조만 주필 - 총장 취임을 축하드린다. 교내 구성원들의 검증과 민주적 절차를 거쳐 어렵게 신임 총장으로 선출되었다. 총장 선임 후 어떤 생각이 들었는가?
유석성 총장 - 기쁨과 영광, 거룩한 부담감과 책임감이 교차했다. 2011년 개교 100주년을 앞둔 중요한 시기에 총장이 된 만큼 거룩한 부르심 앞에서 대학의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다. 세계적인 기독교 명문대학을 만들어갈 역사적 사명과 시대적 소망을 되새기고 또 되새겨 보았다.
조 주필 - 개교 100주년 총장으로서 대학을 어떻게 이끌고, 또 어떤 대학을 만들고 싶은가? 영성과 지성, 덕성의 교육을 강조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유 총장 - 개교 100주년을 기해서 세계적인 기독교 명문 대학을 꿈이 아닌 현실로 만들고 싶다. 우선, 교육 문제에 있어서 지성과 영성, 덕성이 조화된 전인적 교육을 통해 창조적 기독교인을 양성하고 싶다. 대학은 학문의 공동체이므로 학문적인 수준을 높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교양과 전공교육을 잘 연결시켜 시대가 요구하는 전문인을 양성하겠다.
성결교회의 트레이드 마크인 영성도 강화하겠다. 영성 커리큘럼 강화와 경건생활 등을 통해 일상적인 삶에서 영성이 나타나서 삶이 변화하는 영성교육이 절실하다. 그리고 성품과 인품을 지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지성과 영성만을 강조해왔는데, 사람다운 사람을 만들기 위해서 교양 교육과 인문학, 100권 명저 읽기, 예절교육 등으로 새로운 가치관과 안목을 심어주려고 노력하겠다.
조 주필 - 기독교 명문대학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그러자면 대학의 교명도 변경하고, 신학계열 캠퍼스도 분리하는 것이 우선 과제일 것 같은데, 여기에 대한 계획이 있는가?
유 총장 - 우리 대학은 8개 학과와 5개 대학원으로 이미 기독교대학화 되었다. 교명 변경과 캠퍼스 분리가 현실적인 과제라고 본다. 그렇지만 조급하고 성급하게 해서는 안된다. 교명변경은 이미 20년간 논의됐지만 더 깊은 논의가 필요하고, 하더라도 철저한 대비를 한 후 바꿔야 한다. 대학의 위상을 생각해야하고 신학대학이라는 특수성과 기독교대학이라는 보편성을 충족시켜야 한다.
캠퍼스 분리에 관한한 장소를 분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별도의 장소로 이전하기 보다는 현재 8만평인 부지안에 조성해야 한다고 본다. 한 캠퍼스 안에서 신학 계열과 일반 기독교계열의 교육 내용에 차별성을 두는 방향에서 이원화 하는 문제를 검토하겠다.
조 주필 - 개교 100주년 사업으로 성결교회 주석 편찬 등 여러 가지 계획이 추진되고 있는데,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설명해 달라.
유 총장 - 개교 100주년을 기해 제2창학, 복음적 영성 모델 제시, 새로운 신학 형성 등의 나름대로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우선, 교회를 위한 사업으로는 신·구약성서 전권 주석 발간을 벌이고 있다. 성결교회적인 성서해석과 목회자들의 설교를 돕기 위한 것으로 신학대학에서는 처음이다. 또 이명직 목사 저작 전집과 100주년 화보집이 있다. 여기에 취임하면서 서울신학대학교 100년사 집필을 추가했다.
무엇보다 대학의 교육 내실화를 위해서는 교육시설 확충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100주년 기념관을 건축하고, 본관 증축, 영성생활관 신축 등을 계획하고 있다. 신학대학원생이 전원 입사해서 깊이 있는 영성 훈련과 최고의 학문을 연마하려면 이번 기회에 대학 시설을 제대로 갖춰야 한다.
또 행사로 국제적 학술대회, 부천시향과 함께하는 음악제, 부천시와 공동으로 개최하는 열린 음악회 등이 추진되고 있다. 100주년이 축제의 장이요, 제2 도약의 기회로 삼고자 한다.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린다.
조 주필 - 100주년 사업을 위해서는 많은 재원이 필요할 것 같은데, 기금 조성은 어떻게 할 계획인가?
유 총장 - 원활한 100주년 사업을 위해서는 3년 동안 300억원이 필요하다. 성결교회와 성결인들의 기도와 지원이 절실하다. 우선 교회를 대상으로 3년간 100억원을 목표로 모금할 계획이다. 동문들이 이 일에 적극 나서고 있어 고무적이다. 또 교단에서 지원이 되고 있는데 앞으로 더 연장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나머지는 교비와 동문, 독지가 등의 모금을 통해 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다. 100주년 기념관 2400평, 본관 증축 1000여평 등 기부자 이름으로 연구실, 강의실 등을 지정 기부할 수 있다. 기부자들의 명예가 빛나도록 한국교회와 신학계에 신학교육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고 싶다.
조 주필 - 서울신학대학교는 교단 신학대학교이기 때문에 교단의 지원이 절대적이다. 하지만 교단에서 이런 이유로 권리행사와 간섭을 다소 과하게 하지 않느냐는 우려도 있는 것 같은데.
유 총장 - 이런 비슷한 이야기가 일부 들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두가 학교에 대한 애정이라고 생각한다. 교단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그렇게 하라고 촉구하는 말로 듣겠다. 발전에 참여할 수 있는 동기부여도 더 만들어 가겠다. 또한 오늘의 서울신학대학교의 모습이 내일의 성결교회의 모습이라는 생각을 가슴에 새기고 교단과의 유대관계를 밀접하게 갖도록 하겠다.
조 주필 - 현장 목회자들의 말에 따르면 요즘 젊은 전도사들의 목회적 소명이 옛 선배들만 못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런 지적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대안이 있나.
유 총장 - 소명과 영성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다를 수도 있지만 요즘 젊은 목회자들의 소명이 옛 선배들과 다른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그래서 영성교육을 강조할 생각이다. 시대에 맞는 헌신과 소명, 사명감을 가질 수 있는 실제적 훈련을 강화하겠다. 사역자로서 근본적인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강의만 갖고 안 되고 교육과 훈련을 커리큘럼화 해야 한다고 본다.
조 주필 - 신학생들에게 교회를 부흥시키기 위한 전문적인 훈련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유 총장 - 이것은 시대적 흐름이다. 그러나 이런 성장주의는 한계가 있다. 거대한 물량주의 가치관에서 벗어나 이제는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회가 교회되게, 항상 새롭게 개혁되어야 한다는 종교개혁 정신이 새로운 풍토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런 사역자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조 주필 - 총장에 취임하면서 인문학 강좌를 새롭게 시작했다. 이런 인문학이 성결교회의 대사회적 인식과 신앙 의식, 신학 정립의 방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유 총장 - 인문학은 모든 학문과 삶의 기초이다. 창조적 상상력과 올바른 판단력, 깊은 사고력이 없으면 깊이 있는 학문연구가 안 된다. 인문학은 인간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교육으로도 필요하다. 학생들이 이것을 통해서 공부도 잘하고 훌륭한 인물로 성장할 것으로 확신한다. 물론 목회자도 강좌를 들으면 성결교회가 업그레이드 될 것이다. 이런 인문학적 소양과 신학적 사고가 만나면 결국 목회자의 사회적 인식도 달라지고, 신학 발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
조 주필 - 총장께서는 독일 튀빙엔대학에서 본회퍼 신학을 전공했고, 몰트만 박사의 지도하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래서 진보적 신학자로 알려졌고, 복음주의 신학과 갈등을 빚을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가 일부 있다.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유 총장 - 서울신대 학부를 졸업하고 한신대 대학원과 몰트만 교수 밑에서 공부한 학력만 본다면 그런 오해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저는 성결교회 3대 신앙가문 출신이다. 신앙도 복음적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진보가 아니라 열린 복음주의라고 표현하는 것이 좋겠다.
한신대 대학원 때 박봉랑 교수님 밑에서 학위를 했는데, 그분의 신학적 풍토는 성결교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성육신과 십자가, 부활, 삼위일체적 신학의 기반위에 있다. 몰트만과 본회퍼의 신학도 그리스도 중심적인 십자가 신학이다. 만일 신학적 문제가 있다면 어떻게 20년간 가르칠 수 있었겠는가. 성결교회의 사중복음적 전통을 잘 지키고, 시대에 맞는 신학을 하는데 힘쓰겠다.
조 주필 - 그동안 본회퍼학회 회장 등으로 활동하며 본회퍼의 신학과 사상을 전파하는 역할도 해왔다. 본회퍼의 신학이 오늘날 한국교회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유 총장 - 본회퍼는 한마디로 예수 그리스도 중심적인 신학을 했다.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 빛과 소금, 정의와 평화를 위한 기독교의 책임을 말한 것이다. 제자로 살려면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해야 한다는 이런 그의 외침은 예수를 따르는 사람으로 가져야 할 자세라고 생각한다. ‘기독교의 비종교화’라는 말이 오해가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기독교를 기독교 되게 못하는 것을 비종교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는 ‘예수가 오늘날 나에게 누구인가’를 되물은 본회퍼의 질문을 오늘날 한국교회가 되짚어 봐야 할 때라고 본다.
조 주필 - 서울신대 출신 목회자가 사랑을 설교하는 데는 익숙하지만 또 사회적 참여나 정의구현에 관한 것에 대해서 소홀해왔다. 여기에 대해 졸업생들이나 목회자들에게 할 말이 있을 것 같다.
유 총장 - 기독교의 핵심은 사랑이다. 예수 가르침의 핵심도 사랑이다. 그 사랑은 정의를 통해서 구체화 된다. 정의 없는 사랑은 감상적 도덕주의가 되고 사랑 없는 정의는 부정의다. 신학에서 중요한 것은 사랑과 정의, 평화를 이루는 것이다. 정의에 기반을 둔 사랑이 행해짐으로써 평화가 이뤄지는 법이다. 앞으로 우리가 해야 될 일은 사회의 정의를 실천해야 하는 것이다. 예수님처럼 목회현장에서도 사회 속에 사랑을 실천하고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는 말씀이 보다 강조했다.
조 주필 - 끝으로 교단이나 성결교회, 성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 달라.
유 총장 - 바른 신학과 신앙을 가지고 하나님께 온전히 헌신하고 사회적으로 봉사하는 기독교 인재를 배출하는데 온몸을 바치겠다. 더 큰 관심과 기도, 협력을 성결인 모두에게 요청 드리고 싶다. 특별히 서울신학대학교를 자랑하고 교수를 자랑하고, 학생들을 자랑하는데 앞장 서주시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