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 돕고 국익에 힘쓰는 사명자로 우뚝
확대된 한일교류 속 법적 문제 해결 힘써
일본 거주 1000일 새벽기도, 선교헌금 실천

장로가 없는 동경기독교회에서 협동장로의 의미는 남다르다. 협동장로는 향후 장로가 되어 교회를 세울 평신도의 모범이며 이들을 키우는 신앙 선배로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김창석 장로는 예수교장로회 소속 일산 한소망교회 소속 장로지만 동경기독교회(조담연 목사)의 협동장로로 교회에서는 신앙의 모범자로, 밖에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외교관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김 장로는 2009년 2월 일본 대사관에 영사로 부임했다. 김 장로는 30여년간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법무국과 출입국 관리사무소 등 법무행정을 주로 담당했고 일본에 영사로 파견 받아 한일 간에 맺혀있는 외교 관계를 풀며 재일교포를 포함한 우리 교민들이 일본 땅에서 불편함이 없도록 보살피는 교민보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220만명, 이중에서 한국인은 60만여명(재일교포 41만여명 포함) 이다. 하지만 연간 500만명의 인적교류가 이뤄지고 있는 등 한국과 일본은 다양한 외교현안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 장로는 외교관으로 대한민국의 국익과 재외동포, 한국인 방문자들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쏟아붓고 있는 것이다.

김 장로는 “해방 후 한일 관계가 깨끗하게 마무리 되지 못한 상태에서 출발해서 피해국인 한국에서 가슴 아픈 상처와 응어리가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자신이 근무하는 기간에 “재일교포의 재외국인 등록증 휴대 의무 등이 폐지된 것은 전임자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지만 가장 기쁜 일 중의 하나”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재일교포들은 차별 철폐를 위해 지문날인 폐지와 함께 외국인등록증명서 상시 휴대 의무 폐지, 재외국인 참정권 등을 요구해왔고 일본은 지문날인 폐지에 이어 올해부터 사실상 재일 한국인의 신분증인 외국인등록증의 휴대의무를 폐지한 바 있다.

하지만 기쁜 일과 함께 가슴 답답한 일도 적지 않다. 최근 한국 언론에 보도된 지문 위조 일본 밀입국 사건 등 때문이다.

“일 때문에 법무성 관계자들을 자주 만나는데 법무성 관계자들은 이들 범죄에 대해 매우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들과 차분하게 대화하고 설득도 하면서 일부 부정적인 한국인의 모습을 전부로 확대하지 말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는 적은 인원으로 늘어나는 우리 국민을 보호하는 일은 쉽지 않은 가운데 휴일에도 영사들이 교대로 당직을 서며 긴급한 교민의 문제에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기적으로 교도소에 있는 한국인들을 방문해 실태를 파악하지만 늘 미안하다고 말했다.

“영사들이 업무로 이들을 만나지만 최선을 다해 불편함을 없는지 살피고 도우려고 노력합니다. 만나고 나올 때마다 더욱 잘 해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김 장로는 구속된 이들이 외롭고 힘든 생활을 이겨내도록 교회와 한인단체 등과 협력해 책보내기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이들 재소자들이 한글 책을 통해 큰 위로를 받고 교도소 생활을 이겨내길 바라기 때문이다.

김창석 장로는 성결교단 소속인 동경기독교회에 출석하게 된 것을 우연한 이유다. 일본에 와서 관사에서 생활하던 그는 인근에 한인교회가 있다고 하여 찾아 나섰다고 한다. 한국과 달리 십자가가 눈에 잘 안보여 찾아 헤매다가 발견한 5분 거리의 교회, 그곳 동경기독교회에서 그는 일본에서의 신앙생활 터전을 찾게된 것이다.

사실 조용하게 신앙생활을 할 수도 있지만 김 장로는 일본으로 오기 전 교회에서 평신도 선교사로 파송해 준 것을 무겁게 느끼고 ‘일본에서 사는 동안 영적 무장을 통해 신앙을 새롭게 하고 맡은 분야에서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일을 하겠다’는 다짐했다고 한다. 그래서 “일본에서 근무하는 기간이 3년, 약 1095일이 되더군요. 그래서 일본 체류 1천일 동안 매일 새벽 하나님께 나가 일천번제를 드리자고 결심하였으며 하루 1천엔(약 1만3500원)씩 선교헌금을 드리기로 했다”고 말한다.

그의 결단은 동경기독교회가 일본에서 500교회를 지원하는 교회가 되고자 하는 선교 비전과 맞물려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러한 그의 사역은 성악전공자로 동경기독교회 여성중창단을 이끌고 있는 아내의 이해와 협력 속에 큰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김 장로는 “건강이 허락하고 시간이 허락하는 한 이 기도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그 일은 자신에게서 끝나는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1천일이 채워지고, 시간이 채워지는 날, 저는 한국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그 이후의 몫은 동경기독교회에 남아 이끌어갈 누군가, 또 오는 누군가가 담당할 것입니다.”

청년의 때에 누군가 전해준 전도지를 아직도 보관하고 그 전도지를 전해준 이름 모를 누군가를 기억하며 감사하고 빚진 자로 살고 있다는 김창석 장로. 일본의 영적 복음화를 위해 기도하며 한국 외교관으로서 국익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는 사명자로서 서 있다. 그의 모습에서 성결인의 진한 향기가 배어 있음을 느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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