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롯 유다가 많은 무리들을 데리고 칼과 몽치를 들고 예수를 잡으려고 왔다. 산에 오르기 전 유다는 그들에게 “내가 입 맞추는 사람이 바로 예수이니 그를 잡으라”고 말해두었다. 예수님은 다정하게 껴안고 “랍비여 안녕하시옵니까?” 입 맞추는 유다의 행위를 모르는 바 아니었다. “친구여. 네가 무엇을 하려고 왔는지 행하라.” 그들은 이내 달려들어 예수를 붙잡았다.

▨… 함께 있던 베드로가 대제사장의 종, 말고의 귀를 칼로 내려쳤을 때, 예수님은 “네 칼을 도로 칼집에 꽂으라. 칼을 가지는 자는 다 칼로 망하느니라”고 말씀하셨다. 베드로는 예수님이 힘이 없어 당하는 줄로 알았던 모양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결코 힘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하나님께 청하기만 하면 열두 군단도 더 넘는 천사들을 동원할 수 있었다. 그는 다만 말씀을 이루기 위하여 그렇게 묵묵히 당하셨던 것이다.

▨…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을 다룬 마이클 무어 감독의 ‘볼링 포 콜럼바인’이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다큐멘터리상을 받았으며, 독립영화 정신상에서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칸 영화제의 55주년 특별기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영화에서 무어는 미국사회의 불안을 심층적인 차원에서 찾아낸다. 미국인들은 나와 가족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총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어떤가?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총으로 인해 죽어가고 있다.

▨…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혼돈(Chaos)이다. 정치, 외교, 경제, 사회, 문화, 종교, 교육, 언론, 가정, 도덕, 윤리 등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으로 혼돈에 빠져 있다. 사회의 지도적인 역할을 감당해야 할 사람들의 언어폭력과 성희롱 사건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라있고, 그것으로 망하게 될 것이다. 어느 때부터인가 남을 때리고 밟고 짓눌러서라도 목적을 달성하고 자리를 유지하려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 밀림의 짐승들과 같이 무차별로 치열하게 싸우는 일이 언제까지일까. 칼로 흥한 자는 칼로 망함을 근대사에서 보았지 않는가. 사도 바울은 우리들에게 경고한다. “만일 서로 물고 먹으면 피차 멸망할까 조심하라(갈 5:15)” 칼로 흥한 자는 칼로 망한다. 칼을 칼집에 다시 꽂고 손해와 희생이 있어도 주님의 길을 선택하여 하나님 나라를 아름답게 세워가는 거룩한 성결교회의 꿈은 아직도 요원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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