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어린이 교회서도‘차이·편견’에 위축
다문화이해 교육으로 ‘같은 한국인’ 의식 키워야

다문화가정을 편견이 아닌 전도의 대상으로 삼고 적극적으로 복음을 전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나라는 급속한 다문화사회로 접어들어 현재 외국인 110만 명 시대를 맞이했다. 그만큼 다문화 가정과 이 가정에서 태어난 어린이들도 많아졌다.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다문화가족 관련 통계(2009년 5월)에 따르면 결혼이민자는 총 16만 7090명으로 2008년도에 비해 1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결혼 건수도 국내 총 혼인수(09년 3월) 32만 7715건 중 3만 6204로 전체 혼인건수의 11%를 차지했다. 특히 한국 남자와 외국 여자와의 혼인이 총 2만 8163건으로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여성의 국적은 중국 46.9%, 베트남 29.4%, 필리핀 6.6%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꾸려진 다문화가정의 자녀도 10만 3484명으로 조사됐다. 다문화가정이 이처럼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지만 교회 내에서 다문화가정과 다문화가정 어린이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정경만 목사(구만리교회)는 “한국인 아버지가 부인과 아이들을 교회에 잘 보내려 하지 않는다”면서 “현재 우리교회는 다문화가정이 한 두가정 출석하고 있지만 지역 내 다문화가정 비율에 비출때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송기호 목사(대소교회)도 “이 지역에는 외국인들과 다문화가정이 많이 있지만 교회에 출석하는 다문화 아이들은 현재 없다”고 말했다.

교회 내에서 다문화가정을 쉽게 찾을 수 없는 것은 아직 이들을 적극적인 전도대상으로 삼지 않고 있는 교회들이 많고 교회에 나오더라도 언어와 문화 등의 문제로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경우 학교와 마찬가지로 교회에서도 적응하기 어려운 점이 원인이라는 평가다. 엄마가 중국계(연변출신)일 경우는 큰 불편이 없지만 필리핀이나 베트남 출신의 결혼이민자 엄마를 둔 경우 아이들의 얼굴색과 생김새가 달라 놀림감이 되거나 ‘왕따’를 당하는 경우도 있어 관심이 요청된다.

유년부를 담당하는 한 교사는 “베트남계 엄마를 가진 아이가 교회에 왔는데 아이들이 ‘넌 왜 얼굴이 시커매?’, ‘세수는 한거야?’, ‘선생님 얘 냄새나요’라며 놀릴때 새 친구에게 어떻게 해줘야할지 몰라 당황했었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광주교회 초등2부장 백부형 권사는 “교회에 필리핀 엄마를 둔 아이들이 나오는데 외모가 달라 아이들이 많이는 아니어도 조금 차이를 느끼는 것 같다”면서 “교사로서 이 아이들에게 가장 잘 해줄 수 있는 것은 더 신경쓰며 차이를 부각시키기 보다 다른아이들과 똑같이 대해 다른아이들도 친구로 인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교회학교 현장에서는 이런 상황이 더욱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어렵게 교회를 찾아온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교회에서 조차 ‘차이’의 벽에 주눅들지 않도록 만드는 대안이 필요하다. 인천 남동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김기범 목사(인천제일교회)는 “사실 우리사회는 이미 다문화가 공존하는 사회가 되었음에도 교회는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면서 “교회에서 교사를 비롯한 모든 성도들에게 다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다문화이해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교의 필요성에 대해 교육하고, 선교실천에 나서는 것처럼 다문화교육을 통해 교회의 문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다문화이해교육은 ‘한국’ 밖의 세계를 이해한다는 의미에서 진행해야지 다문화가정아이들을 ‘외국인’으로 이해하도록 하는 것은 금물이다. 한쪽 부모가 외국인이라 두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함께 공유하지만 다문화가정 자녀들도 ‘한국인’임을 이해시키는 게 관건이다. 다문화가정아동을 위한 ‘지구촌지역아동센터'의 장새롬 시설장은 “다문화 가정 어린이가 피부색이나 생김새는 다르지만 그들도 분명히 한국인”이라면서 “스스로를 한국인이라고 생각하는 다문화 가정 어린이에게 외국인 대하듯 하는 질문이나 태도로 상처를 주지 말고 한국 아이와 똑같이 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다문화가정 자녀가 10만을 넘어섰다. 출산율 저하와 맞물려 교회학교의 오랜 정체와 감소를 걱정하는 교회는 이제 우리사회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다문화가정 어린이를 위한 고민을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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