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희생연령 낮아져 교육도 빨라져야
유아부터 ‘안돼요’ 예방교육, 부모교육도 필요


‘조두순’ ‘김수철’ 사건으로 대변되는 끔찍한 아동 성폭행 소식이 하루가 멀다하고 들려온다. 특히 알려진 사건보다 알려지지 않은 사건들이 더 많아 자녀를 둔 부모들의 불안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전국 199개 성폭력 관련 시설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성폭력 피해자 3만3659명 중 유아(7세 미만)가 944명, 어린이(7세 이상∼13세 미만)가 4375명으로 전체 성폭력 피해자 중 유아와 어린이 피해자가 15.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린자녀 특히 딸을 가진 부모들은 혹시나 내 아이에게 끔찍한 사건이 벌어지지 않을지 가슴을 졸이는 상황이다. 생업을 포기하고 아이 옆에만 붙어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 더욱 불안하다는 맞벌이 부부들의 한숨소리가 커지고 있다. 어린이 조기 성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부분이다.

서울신대 송규운 교수(유아교육과 학과장)는 “교회는 ‘성’에 대해 금기시하는 부분이 있어 교육적인 부분에서도 이런 주제를 안 다루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고 “아동성범죄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소중한 몸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기에 잘 지켜야 한다는 신앙적 차원에서 교회의 성교육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아동성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교회도 어린이 성교육에 관심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범죄피해 연령이 낮아지고 있는만큼 유아때부터 교육을 시작하고, 부모들도 함께 성교육에 동참토록 해 사회와 가정, 교회에서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송 교수는 설교시간에 부모들을 대상으로 성폭력 예방차원에서 자녀의 성교육에 관심 갖도록 할 것을 제안했다. 교회에서 부모들을 교육하고, 부모가 가정에서 자녀를 교육하는 방법을 취한다면 교회 내에서도 어린이 성폭력 예방교육을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회학교를 넘어 교회 전체가 나서서 어린이 성폭력 예방을 이뤄내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회학교는 일주일에 한번 모여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데다, 성교육을 담당할 교사나 교육자료가 없어 교회학교의 성범죄 예방교육의 걸림돌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서울신대 구경선 교수(보육학과)는 “전문 성교육지식이 없더라도 교사들이 성교육 자료만 잘 활용해도 교회에서는 하나님이 주신 몸이 왜 소중한지, 어떻게 소중한 몸을 지켜야 하는 지 충분히 교육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들이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교육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성교육은 언제부터 해야 할까? 유아시절부터 우리 몸과 그 기능에 대해 아이에게 일찍 말해줄수록 아이가 보다쉽게 이해할 수 있다. 방법은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해 아이들 스스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반복교육이다. 교회에서도 같은 내용을 반복적으로 교육하면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아동성폭력상담전문 해바라기아동센터 간사는 “어린아이들이 성폭력 개념을 쉽게 이해하기는 힘들지만 놀이터, 엘리베이터 안 등 매우 구체적인 상황을 설정해 몸으로 직접 상황을 체험할 수 있게 하고 반복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다른사람이 옷을 들추거나 엉덩이나 고추를 만지는 거나 옷을 벗기려고 하는건 널 아프게 하는거야”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한 후 “‘싫어요’, ‘안돼요’를 크게 소리치도록하고 엄마, 아빠한테도 알려주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량진어린이집 김안나 교사는 취학을 전후한 어린이의 경우 다른 사람의 접촉에 대한 느낌을 구분할 수 있지만 유아의 경우 어려울 수 있으니 “엄마아빠가 만져줄 때 기분이 어떠니?”하며 좋은 느낌을 떠올리고 기억하게 하고, 다른사람들이 만졌을 때의 싫은 느낌도 스스로 기억하도록 해 스스로 거부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뽀뽀~’를 말하면 아무에게나 볼에 뽀뽀를 하도록하는 경우가 많은데 부모 이외에 다른 사람에게 뽀뽀를 시키는 등의 불필요한 신체 접촉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래친구나 상급생 아이들, 엄마아빠의 친구나 삼촌, 교회 성도 등 익숙하고 잘 아는 사람이라도 아이와 불필요하게 신체접촉하거나 부모나 교사없이 따로 오랜시간을 보내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동성추행은 주변사람들에 의해 대부분 발생하고, 성추행을 당해도 부모에게 말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반복적으로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교회도 어린이 성교육에 나서야하는 시대가 되었다. 우리 아이들이 성폭력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하는 일은 가족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이며, 교회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것이 어린이 성교육을 통해 교회가 어린이 성폭력 예방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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