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 인정하고 좁아진 세계 안 공통분모를 찾아야

오늘날 시대의 주제어는 ‘화해’, ‘대화’, 그리고 ‘소통’이라 할 수 있다. 지식 정보화 시대의 사통팔달하는 정보망의 교류는 결코 게토화된 편협성을 용납할 수 없는 패러다임이 되고 있다. 그런 전제에서 우린 부산에서 열리게 되는 제10차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를 전망해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있었던 WCC 실행위원회는 제10차 총회를 2013년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환영하는 측은 한국교회의 쾌거라며 행사 준비에 힘쓰고 있고 반대측은 반대 선언문을 발표하면서 WCC의 단점에 혹평을 가하고 있다. 첨예한 분위기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에 비회원교단인 우리 성결교회는 약간 거리를 두고 있다.

과거 본 교단이 교회협 활동을 활발히 하다가 교단 분열로 탈퇴하였고 이후 재가입이 수차례 논의되었으나 부결된 경험을 가진 점에서 교단 안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리스도의 몸된 이웃 교회들의 갑론을박에 대해 우리가 오지랖 넓게 이리저리 언급하는 것도 문제지만 수수방관하는 태도 또한 옳지 않다고 본다.

무엇보다 고려해야할 성결 교단의 입장은 균형자(balancer)의 입장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비회원교회이기에 수수방관만 하고 있다든지 양극단에 치우쳐 가맹 교회와 교단이 WCC의 이념에 동의해 총회에 무조건적 지지를 보내거나 반대하는 측의 극렬한 상황을 무조건 편들기보다 상호 조정할 수 있는 균형자의 직무를 잘 감당해야 한다고 본다. 양비론이 아니라 분명한 판단을 통해 올바른 그리스도인의 가치를 극대화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책임을 잘 감당하려 한다면 우선 한국교회가 이런 일로 극심한 분열을 가열화해서는 안된다 하는 점을 한국교회에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 다름을 서로 인정하고 좁아진 세계 안에서 가능한 공통분모를 찾아 상호이해를 증진하는 속에 서로 이해와 설득으로 거리를 좁혀나가야 한다. 또한 대화의 분위기에서 세계대회를 맞이해야 할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는 교회 밖으로만 나가면 종교 다원주의가 주도하고 있는 사회상이다. 또한 국가의 헌법 체계 속에서 종교의 자유가 만개된 사회이다. 그런 자유스런 분위기에서 타종교에 대해서도 관용해야 함이 우리의 삶의 현실이다. 그런데 기독교 내의 교회라고 칭하는 공동체들끼리 다름과 또한 견해차를 인정하지 못하고 다툼이 지속된다면 결코 상호 양측에 어려움이 될 뿐 아니라 세인들의 눈에 비취는 교회 공동체에 대한 식상함은 더더욱 가중되어 선교 활동에 난제를 제시할 것이다.

그러므로 타종교와도 교류의 폭을 확대해 관용정신을 실천해야할 중요한 시점인데 같은 신앙고백을 나누며 같은 하나님을 삼위일체 하나님으로 고백하는 교회 공동체끼리 차이점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이율배반적인 삶이 분명할 것이다.

그래서 이런 갈등의 증대보다는 서로를 인정해주는 믿음의 이상인 사랑을 나눠야 한다고 본다. 아니면 같은 그리스도를 공동의 주로 고백하는 신앙공동체일진데 서로 다른 점을 극대화해 서로를 정죄하는 그런 상황으로 나아가서는 안된다고 본다. 이를테면 이미 개최가 결론이 난 국제회의를 세계대전이나 한국전 같은 엄청난 재난의 상황이 아니라면 굳이 참다운 기독교 정신을 지닌 그룹이라 스스로 확신하면서 의욕적으로 실천하는 WCC같은 국제 모임을 굳이 방해해야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더더구나 일의 방해꾼이 되기보단 하나님이 허락하시면 번창도 하고 약화되기도 할 것이다는 가말리엘의 관용정신을 보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 예로 2010년 6월 2일부터 6일까지 5일간 현재 영국 에딘버러에서는 전 세계 60개국 300여명의 기독교 대표들이 참가해 21세기 새로운 선교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 중심의 개신교 선교 지도자들만 참가했던 100년 전 1910 에딘버러 선교대회와 달리 이번 대회에는 로마교황청과 정교회, 루터교세계연맹 대표단들도 참석해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또 세계교회협의회(WCC)를 비롯해 세계복음주의연맹(WEA), 국제로잔위원회 등 전 세계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20개 단체가 참여한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한자리에 모여 공동의 관심사를 폭넓게 주고받는 이런 모임은 2013년 10차 WCC 총회에 강하게 전달해주는 메시지가 크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는 지금 복음주의나 WCC벽을 허물고 하나된 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와 같은 폭넓은 공동의 장이 한국 부산에서 형성되어야할 과제인데 한국 성결교회의 균형자적 입장이 찬성 반대의 양극단에서 중요하다 생각한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