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도 알리는 홍보맨 역할 톡톡..주민 일상 아름다운 시어에 담아

“아름다운 화도는 좋은 시를 쓰는 모판과 같습니다.”
신안군 증도면 화도를 제2의 고향으로 삼고 시를 쓰는 최인식 목사(화도교회·사진). 그는 청풍명월의 고장 제천에서 태어나 산과 들을 보며 자랐고 그곳에서 씨앗이 심겨진 시심을 키워 섬 화도에서 꽃피우고 있다.
처음 섬 목회를 시작하면서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최인식 목사는 조용한 성품답게 새벽을 깨우는 닭 울음과 들판을 가득 채우고 있는 진달래 향기, 종달새 우짖는 소리를 통해 옛 고향을 노래했고 파래와 김발이 생명을 꽃피우는 바다를 이야기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쓰인 시로 그는 들소리 문학상 시부문 신인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고 시인으로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아침에 주로 시를 씁니다. 조용히 책상 앞에 앉아 한 글자씩 써 내려가다 보면 아름다운 시어가 눈 앞에 다가옵니다. 화도가 시를 더욱 풍성히 해 주고 있습니다.”
화도를 널리 알린 것은 방송드라마 ‘고맙습니다’였지만 최인식 목사는 화도의 아름다움과 일상을 엮은 시집 ‘난초가 피어나는 섬, 화도’와 ‘그리움이 파도치는 섬, 화도’로 화도의 아름다움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렸다. 최 목사는 시를 통해 마늘을 심는 할머니의 모습을 아름답게 그리고 갯벌에서 굴 따는 섬 아낙네의 구리 빛 얼굴과 억센 상처를 드러낸다. 저자의 소재는 끝이 없다. 섬의 모든 것이 그의 소재요, 섬의 일상이 시어이기 때문이다.
신앙의 눈으로 섬마을의 어머니로 살아온 문준경 전도사의 순교 열정을 노래하고 자신의 자아가 ‘십자가에 못박혔음을 보노라’고 사명자로서 삶도 다짐한다. 화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삶의 질고와 희망, 주위의 환경들과 생명들 모두가 하나님의 사랑 안에 담겨 있다는 점에서 그는 천성이 목회자임을 부인하기 어려워 보인다.
“최근 사람들이 시를 예전처럼 자주 접하지 않고 있습니다. 시집도 잘 안 팔리고요. 그렇지만 사람들에게 진한 감동을 전하는 시를 계속해서 쓸 겁니다.”
최근 최 목사는 신안군 문화예술협회 등의 활동을 통해 지역 사회와 자주 만남을 갖는다.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시작법 지도도 하고 지역축제 때는 시 낭송도 한다. 또한 인터넷 블로그(daum/화도이야기)를 개설해 일주일에 한 두 편 시를 쓴다. 시 쓰기를 통해 인터넷 독자와의 소통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파수꾼 소나무와 같이 외딴섬 화도를 지키며 매일 십자가의 불을 밝히고 있는 최 목사는 이제 화도교회의 지킴이일 뿐 아니라 화도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홍보맨으로서 살아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