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중심 설교 어떻게

설교자들이 흔히 범하기 쉬운 잘못 중 하나는 성경 본문을 잘못 해석하는 것이다. 본문이 의도하는 바와 전혀 상관없이 설교하는 것이 오늘날 한국교회의 잘못된 대표적 설교 유형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주입하기’이다. 본문의 본래 의도와 상관없이 설교자의 하고 싶은 말을 본문에 주입하는 것이다. 본문을 해석하기 이전에 이미 자신이 결정해 놓은 메시지를 본문이 말하게 하는 오류다.
이와 반대로 ‘지나치기’의 현상도 심각하다. 본문의 중요한 의미를 지나치거나 무시하면서 본문이 의도하는 중요한 메시지를 놓치는 경우다. 이 두 가지 폐해는 설교자가 본문보다 자신의 생각이나 의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데서 오는 오류다. 한마디로 본문에 충실하지 못할 때 나타나는 잘못된 현상이다.
설교는 본문의 의미를 이해하게 하고, 본문의 의도를 행하게 하는 것이라고 설교학자들은 정의한다. 그래서 설교에는 반드시 본문에 대한 사실 설명과 본문의 의미해석, 본문의 의도에 대한 적용이 담겨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본문에 충실한 설교가 좋은 설교라는 지적이다.
 
성경 본문 읽기 충실
그렇다면 본문에 충실한 설교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어떤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까.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성서읽기를 꼽는다. 윤철원 교수(서울신대 신약학)는 “성경 읽기를 충분히 거치지 않고는 성경본문에 기초한 설교를 만들어 내기 힘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선입견과 편견에 사로잡혀서 본문과 다른 소리를 낼 수 있다”면서 성경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성경읽기는 가능한 여러 번 읽는 것이 중요하며, 한글성경과 각종 번역본, 외국어 성경, 원어성경 등 다양한 읽기가 본문이해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성서학자들은 충고한다. 물론 이때 전후 문맥을 파악하며 읽으면 본문이 어느 맥락 가운데 속해 있는가를 알 수 있고, 본문의 핵심 가치와 문맥을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한국교회의 유명한 설교가로 알려진 이동원 목사(지구촌교회)는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다른 서적을 보지 않고 오직 본문에만 집중한다고 한다. 그렇게 할 때 핵심 아이디어가 무엇인지 나오고 설교의 틀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그는 “주석이나 남의 설교를 먼저 보고 카피도 하고 싶은 유혹도 있지만 내 설교를 위해서는 본문에 충실해야 한다”면서 “주일 설교를 위해서 최소한 10시간 이상 본문과 씨름하는 시간을 30년 넘게 지켜오고 있다”고 밝혔다.
성경 읽기의 다음 수순은 본문에 대한 해석이다. 본문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해석하는 작업을 흔히 ‘주석’이라고 말한다. 본문이 기록될 당시의 문화적 배경과 사회적인 상황 등을 통해 본문의 의미를 보다 분명하게 해석하고자 하는 시도다.
설교자들은 흔히 주석서를 통해 이런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읽으면서 의문시되고 불명료했던 것을 주석서를 통해 해소하거나 더 깊은 연구를 통해 본문을 최대한 이해하자는 의도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주석할 때는 끊임없이 본문과 대화하고 질문하는 습관을 가질 것을 권하고 있다. 주석가의 일방적인 해석과 주장에 빠지지 않기 위함도 있기도 하지만 틀에 박힌 단조로운 해석을 피하기 위해서다.

성경 해석과 주석
정인교 교수는 “만일 설교자들이 본문에 묻지 않고 주석을 한다면 설교자는 자기 마음대로 혹은 본문에 대한 자신의 선입견을 가지고 본문을 해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방적으로 주석서를 인용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교는 청중들을 의식해야 하지만 주석가들은 그런 부담이 없기 때문에 학문적으로 치우치거나 불완전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주석서를 선택하는 일이나 주석 내용을 인용하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본문을 해석할 때는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설교는 다양한 형편에 있는 청중에게 하는 것이기에 다양한 관점으로 본문을 해석해내고, 그 속에 숨 쉬고 있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려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설교는 본문을 말하는 것인 동시에 본문으로부터 말하는 것이다. 본문에 충실한 설교는 바른 성경 본문 읽기와 정확한 해석에서 출발점이라는 사실을 설교자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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