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육군 군목인 나는 전쟁의 땅 아프가니스탄에서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체험한 적이 있다. 지난 2009년 8월 30일, 상부로부터 호송작전 명령을 받은 우리 부대는 장갑차로 이동을 하고 있었다. 작전 수행 이틀째가 되자 우리는 험준한 산악지역으로 소문난 ‘KG-PASS’에 도달했다. 이곳은 험하기로 이름난 높은 산악지역으로 비좁은 통로, 낭떠러지의 지형으로 구성된 위험한 지역이다. 특히 적군이 이곳에 매복해 우리에게 공격한다면 더 이상 피할 곳이 없는 ‘공포의 지역’으로 소문이 나 있었다. 

우리 부대는 두려움의 대상인 KG-PASS 지역을 조심스럽게 지나가고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갑자기 IED폭발물과 RPG 소형로켓 폭탄이 여기저기로 날라 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어 세 군데에 나눠서 매복해 있던 적군들의 무차별적인 공격이 시작됐다. 그들은 우리가 탄 장갑차를 향해 기관단총과 소총으로 끊임없이 공격을 가했다. 갑작스런 적들의 공격은 우리의 공포감을 극한으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우리는 더 이상 당황하지 않고 응사 사격을 시작했고 순간 교전이 벌어졌다. 세 곳의 다른 위치에 있던 적군들은 동시에 집중사격을 가했고 우리의 교전상황은 수분간 지속됐다. 다행히 대대적인 공격소리를 들은 주변의 아군들이 지원을 해오면서 적들의 공격은 멈쳤고 교전 상황도 마무리됐다. 

그러나 상황이 종료된 후에도 불안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점점 커졌다. 수백발에 달하는 총알들, 또 폭발물까지 터졌던 상황 속에서 아군의 희생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까운 아군부대로 차량을 이동한 후 부상자를 확인했다. 병사들이 하나 둘씩 장갑차에서 나오자, 불안했던 나의 마음은 사라지고 감사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안타깝게도 아프가니스탄 민간인 트럭운전사가 즉사했지만 그 외의 30명의 부대 병사들과 두 명의 통역관이 모두 머리카락 하나 다치지 않고 건강했던 것이다. 수많은 총알이 우리 차량에 박혔고 로켓 폭탄 하나가 장갑차를 뚫고 들어온 상황이었으나 하나님께서 우리 부대를 보호하시고 모두를 안전하게 이끌어주셨다. 

장갑차에서 나온 병사 하나가 나에게 다가와 “목사님 이런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여야 좋을지 모르겠다”며 “단 한사람도 다치지 않은 상황을 보면서 하나님의 존재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나는 그 병사에게 “형제, 하나님의 사람이 움직이면 나 혼자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보이지 않는 천사 역시 나와 함께 작전에 투입이 된다”며 “하나님의 천사는 우리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능력을 갖고 있다. 천사가 없고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여 주시지 않았다면 어떻게 이런 상황을 이해해할 수 있겠느냐”고 대답했다.

우리의 호송작전은 수행 예정일을 세배나 넘긴 15일이나 걸려 마무리됐다. 그러나 우리 병사들은 작전수행 보다 더 깊은 깨달음과 감사함을 얻었다. 하나님이 예전이나 지금이나 살아계셔서 우리 부대를 보호해주신다는 귀한 사실 말이다. 그렇기에 우리들이 그분을 믿고 살아간다면 진정 우리는 복 받을 사람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현재 나는 9개월의 아프가니스탄 근무를 멈추고 잠시 하와이에 거주 중이다. 그리고 곧 다시 부대에 돌아가 하나님께 젊은 병사들의 안위를 위해 간절히 기도할 예정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도 목숨을 내어놓고 사명을 감당하고 있는 병사들을 위해 기도해주시기를 바란다. 총알세례 받으며 잠들어야 하는 병사들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하심과 보호하심이 있도록, 그래서 모두 평안과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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