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다. 5일은 어린이의 날이고 8일은 어버이의 날이었으니 푸른 하늘과 더불어 가족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하는 달임에 틀림없다. 어린이날은 1923년 소파 방정환 선생이 주동이 되어 천도교 소년회에서 시작하여 1975년부터 국가 기념일의 하나로 지켜오고 있다.

어버이날의 유래는 미국 어머니의 날로 1914년 미국의 28대 토머스 우드 대통령이 5월 둘째 주 일요일을 기념일로 제정하였던 것에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30년 무렵 구세군에서 어머니 주일을 지키기 시작한 것이 시초이며 1973년 어머니만이 아니라 아버지, 어른과 노인 모두를 공경하는 기념일로 거듭나게 되었다.

사실 어린이와 어버이는 한 가족의 구성원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가족이 탄생하고 어떻게 한 공동체, 더 나아가 한 국가가 이어지고 있는가? 여기에는 시간의 요소가 들어간다. 이들의 삶은 역사를 통해 이어지고 연결되어 있다.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새로운 아기들이 탄생하고 자라나면서 대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당연한 일 같지만 놀라운 것은 부모를 닮은 형태로 아이들이 태어나 대를 이어간다는 것이다. 한 가족들 사이에는 완벽하게 같은 것은 아니지만 남에게서는 발견할 수 없는 가족-유사성이 존재하며 그렇게 인간은 미묘한 차이를 가진 채 서로 다른 가족-유사성에 속해 있음으로서 이 사회를 형성하고 있다.

내가 나의 선조들을 닮고 있고 나의 후손이 나를 닮을 것이라는 것은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또 그렇게 나와 다른 사람들은 각기 자신들의 고유한 가족-유사성 안에서 닮은 꼴을 유지하면서 나와 더불어서(내 선조와 내 후손들과 더불어서) 전체 인류를 형성하고 있다고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닌가! 다양성 가운데 유사성, 유사성 가운데 다양성이 혼재해 있는 이 상황은 얼마나 더 드라마틱한가! 고대 철학에서 유사성은 공동체를 형성하는 원리가 되기도 하면서 동시에 그것들을 항상 새롭게 해 주는 변화의 가능성을 제시해 주는 존재의 의미로 인정되기도 하였다.

유사성은 자라나면서 더 큰 형태의 유사성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 그래서 차이의 진폭을 넓히면서도 창조적인 새로운 사건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이 유사성인 것이다. 그런가 하면 현대 기독교 신학에서는 우리의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유사성에서 은유적 의미를 새롭게 강조하여 계시의 사건을 이해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아마 가족유사성이 가진 이러한 폭 넓고 다양한 가능성 때문에 성서는 우리와 하나님 사이를 닮은 것으로 묘사하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 성서에는 이 유사성의 관계를 매우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는데,  먼저, 하나님이 인간을 만드실 때 자신의 형상을 따라 자신과 유사하게 만드신다고 고지하고 있다(창 1:26-27).

그런가 하면 아담이 아벨대신 셋이라는 새로운 아들을 낳았을 때 이를 아담의 형상과 같은 아들이라고 표현하고 있다(창 5:3). 또 예수 그리스도를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형상이라고 표현하고 있으며(골 1:14, 빌2:6), 아담과 그리스도를 각기 첫 아담, 마지막 아담으로 표상하는 것과 더불어 생각할 때 유사성이 가진 더 깊은 신학적 연관성을 보게 된다. 또한 바울은 다른 곳에서 성도들이 그리스도를 쫓는 신앙을 갖는 것을 그리스도의 형상을 우리 속에서 이루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갈 4:19, 참고 골3:10).

이를 잘 살펴보면 어떤 질서가 보이기 시작한다. 즉 서로 닮았다는 것은 두 비교대상이 동일한 존재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더 우월한 존재가 그렇지 못한 것을 유사성의 범주에로 이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유사성에 근거해서 하나님과 인간 사이를 유사성의 관계로 다루려고 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기본적으로 먼저 말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과 인간이 닮았다는 것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도적인 차원에서만 그 일이 가능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하나님이 창조주시라는 것을 염두에 두게 되었을 때, 하나님과 우리 피조물이 닮았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의 능력으로 하나님과 닮을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해지고 그러니까 당연히 하나님의 순전한 은총에 의하여 인간이 하나님과 유사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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