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행복한 가정의 달이다. 모두가 인간이 만든 제도이지만, 가정만은 하나님께서 직접 아담과 하와를 만들어 짝지어 주고 축복하신 제도이기 때문에 신성(神聖)하다. 따라서 가정은 본질적으로 종교성이 있어 종교를 통해서만 진정한 가정의 행복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종교의 선택에 따라 가정이 파괴되어 불행을 자초할 수도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에릭 프롬은 모든 종교를 크게 두 가지로 분류했다. 하나는 아버지라는 부성(父性)의 종교요, 또 하나는 어머니라는 모성(母性)의 종교라고 했다. 부성의 종교에서 신(神)은 인간의 불완전성 때문에 저지른 죄에 대해 분노와 저주, 심판을 자행하는 엄한 두려움의 대상이다. 이 영역에 속한 종교는 유대교, 이슬람교, 샤머니즘 등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모성의 종교에서 신은 인간의 죄에 대해 이해와 용서, 희생으로 구원을 베푸는 포근한 사랑의 대상이다. 이 영역에 불교와 기독교가 있다. 그래서 불교를 자비(慈悲)의 종교, 기독교를 사랑의 종교라고 한다. 그러나 불교에는 남을 위한 희생이 없다. 예수의 십자가 희생을 통한 타율적 구속(救贖)과는 달리, 석가는 고행으로 자율적 해탈을 고집할 뿐이다.

기독교는 구약의 메시아 사상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래서 유대교의 구약을 신약과 함께 경전으로 사용하지만, 엄한 율법의 부성적 하나님을 은혜와 사랑이 무한한 모성적 하나님으로 가르친 것이 메시아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였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대속의 은혜로 부르심을 입은 성도들의 가정에는 하나님의 사랑과 믿음이 샘물처럼 솟아나고 흘러야 한다.

21세기 최첨단 과학기술시대를 살고 있는 인류는 삶의 편리함을 누리면서도 그 어느 때보다 심한 불안 속에서 결코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 그 근본원인이 무엇일까. 가정의 구성 원리인 사랑과 믿음이 결여되어 훼파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가정을 훼손하는 암적 요소는 부부의 이혼과 가정폭력, 청소년의 원조교제라는 매춘, 버려져 홀로 사는 노인 등으로 나타난다.

또한 세계 최저의 출산율과 고속 성장하는 고령화는 국가의 경쟁력을 약화 시키고, 독신주의자 팽창과 대화 없는 부모-자녀관계 등은 가정의 의미를 무력화 시키고 있다. 따라서 가정문제의 시급한 해결이 없이는 교회도, 국가도 위기를 초래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교회는 물론 국가 차원에서도 정책적으로 건강한 가정 만들기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정은 교회의 구성요소요 국가발전의 온상이다. 따라서 교회는 5월에 집중된 어린이주일, 어버이주일, 부부주일, 청소년주일 등 가정목회에 필요한 주일을 매주 설정하고, 각각 그 중요성을 강조할 뿐 아니라 사랑의 실천을 통해, 가정이 신성한 사랑과 믿음의 샘터임을 체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테레사 수녀가 많은 기자들에게서 받은 첫 질문이 “세계평화를 위해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이 무엇인가?”였다. 그녀는 “그것은 먼데 있지 않고 가까운데 있다. 바로 우리의 가정을 살리는 일이다. 그러니 여러분도 질문을 중단하고 지금 당장 가정으로 돌아가서 가족들과 함께 사랑으로 지내라”고 말하며, 기자들을 모두 집으로 돌아가게 했다. 우리가 믿음으로 받은 하나님의 사랑을 지금 가정에서부터 구체적으로 실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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