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시내에는 아현, 만리현, 대현, 갈현, 율현, 논현, 인현, 현저동, 박석고개, 버티고개 등 고개(峴)에서 비롯된 여러 개의 지명이 있다. 아현(阿峴)은 마을 남쪽에 만리현과 서북쪽의 대현이라 부르는 큰 고개 중간에 있으며 비교적 낮고 작아‘애고개’‘아이고개’‘애우개’‘애오개’라 부르던 데서 유래하여 아현(兒峴)이던 것이 어린 아이를 묻는 곳이라는 속설을 지우기 위해 아(兒)를 아(阿)로 바꾼 것으로 짐작이 된다.

▨… 1921년, 당시 경성 시가지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애고개 마루턱 4천여 평의 대지 위에 연건평 1천여 평의 5층 벽돌 건물로 우뚝 솟은 고층 쌍둥이 건물 성서학원 교사(校舍)는 성결교단의 가장 오래된 유적이다. 또한 1974년 봉헌한 부천 캠퍼스 이전 교단의 사명자를 양성하던 신학교로 아현동 시대의 사람과 부천 시대의 사람들로 목회자의 연대를 구별하는 편리를 주기도 하였다.  

▨… 한국성결신문의 고정란의 이름이 ‘애오개’인 것은, 눈에 들어오는 전망 뿐 아니라 시대를 밝히 그리고 넓게 멀리 보는 신학적 시야 확보와 교단의 정통성을 지키며 아름다운 역사를 이어가려는 뜻에서 생각한 것이리라. 교단의 현실 문제를 깊이 고민하고 신앙적인 성찰과 공동체 구성원의 마음을 하나 되게 하여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려는 역할을 꿈꾸었으리라.

▨… 서울신대의 부천 캠퍼스 시대를 열면서 매각된 애오개 학사를 아현교회에서 다시 매입했을 때, 교단의 자긍심을 되찾은 감동으로 박수를 보냈었다. 그러나 이제 아현교회의 내부 사정과 지자체의 안전점검결과에 대한 대책 요구로 철거 위기를 맞게 되었다는 소식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보수 또는 부천 캠퍼스 내로 이전하여 보존하는 방법 등을 이야기하지만 엄청난 비용에 아무도 선뜻 대안을 말하지 못하고 있다.

▨… 전면에서 볼 때 뿐 아니라 하늘에서 보아도 H자의 모양이 뚜렷하도록 성결(Holiness)의 염원을 담았던 애오개의 성서학원. 당시 원장 길보른이“이 건물은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보여 주는 기념비”이며 “성결 사역의 기념비”라 자랑스럽게 말했던 애오개 학사. 성결신앙과 신학의 둥지, 선진들의 추억, 우리의 역사 애오개여, 정녕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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