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만(Morris Berman)은 ‘미국 문화의 몰락’은 필연일 수밖에 없다고 진단하였다. 그 원인으로 버만은 미국내에 만연하고 있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가속화, 지적 수준의 급격한 저하와 문맹률의 확산, 문화가 저급한 수준으로 굴러떨어지는 것은 개의치 않고 돈 벌기에만 급급한 문화의 람보화 등을 꼽았다. 버만은, ‘새로운 세계 질서’라는 화려한 구호 뒤에 아노미 현상이 웅크리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 미국 경제의 신음 소리에만 귀를 열어놓고 있는 사람들은 버만의 진단이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진정한 목적은 숨긴 채 허울만 그럴싸한 전쟁에 끊임없이 말려들고 있는 미국만을 바라보고 있다면 그 사람들도 버만의 예언이 적중하고 있다고 판단할 것이다. 로스엔젤레스 다운타운의 노숙자 무리를 미국 사회의 정신적 죽음의 표징으로 읽는 사람들도 미국문화의 몰락을 예견할런지도 모른다.

▨… 지난 4월 15일 미국 롱비치 항의 작은 배 위에서는 미주 성결교회 총회의 비전 선포식이 있었다. 비록 소수의 무리였지만 미주 전역에 성결의 복음을 뿌리내리게 하자는 열정만은 아펜셀러나 언더우드가 이 땅에 첫 발을 내디딜 때 만큼은 아니더라도 넘쳐흘렀다. 미주 총회는 미주 전역이 성결교회의 새로운 선교지이며 교구임을 용감하게 선포하고 있었다.

▨… 미국을 새로운 선교지로 인식하는 발상을 미국인들은 비웃을런지도 모른다. 아니, 우리 교단도 미국을 선교 대상지로 고려하지는 않는다. 미국은 기독교문화와 전통에 익숙해 있는 나라이고 우리에게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며 복음을 전해줄 나라이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버만의 지적처럼 미국 문화가 몰락의 길을 가고 있다면 우리가 저들에게 다시 복음의 능력을 깨우쳐 주는 사명을 감당해야 하지 않을까.

▨… 버만은 미국 문화가 몰락의 길을 벗어나는 방법으로 ‘수도사적 해법’을 제시했다. 미국의 미래가 바람직한 것이기 위해서는 그 미래의 주역들이 하나님과 세상에 대해서 수도사적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주총회가 버만의 해법에 귀를 열어놓고 있는지의 여부는 모르지만, 미국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좌도 달라져야 한다. 미국의 성결교회 목사들도 우리의 선교사라는 발상은 아직도 검토해볼 여지조차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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