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수께서 귀신 들려 눈이 멀고 말도 못하는 사람을 고쳐 주셨을 때, 모두 놀라워하며 “이 분이 다윗의 자손이 아니냐?”라고 하였다. 그러나 바리새인들은 말하기를 “귀신을 쫓아내는 힘을 가진 것을 보니 쫓겨난 귀신보다 더 큰 귀신에 들린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들은 이미 예수의 신성과 선행은 보지 않기로 작정하였고, 그가 가르치는 진리는 듣지 않기로, 그에 관하여 좋은 말은 하지 않기로 작정하였기 때문이다.

▨… “누구나 모든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어 하는 현실 밖에 보지 않는다.”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남겼다고 하는 명언이다. 자신의 눈으로 확실히 보았을지라도 보는 이의 주관적 해석에 의한 왜곡은 있기 마련이다. 그가 가진 세계관과 가치관, 관습과 전통에 의한 사고방식이 있고 이해관계에 얽힌 희망사항도 있기 때문이다. 비단 보는 것 뿐 일까? 자기가 듣고 싶은 소리만 듣고, 말하고 싶은 것만 말한다.

▨…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사람들은 말한다. 회개가 먼저냐? 용서가 먼저냐. 닭과 계란의 관계처럼 선후를 결정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회개할 사람은 변명으로 일관하고 용서해야 할 사람은 비판 일변도이기 때문이다. 답은 단순하다. 상대방의 태도와 관계없이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해야 한다. 토마스 아 켐피스는 “지은 죄에 대하여 변명을 늘어놓음보다 진실 된 참회의 눈물을 흘림이 백번 낫다”라고 하였다.

▨… 심판의 날은 40일이나 남아 있고, 걷는 데만도 3일이 걸릴 만큼 큰 성 니느웨를 하루 만에 주파(?)하면서 “무너지리라”라고 외친 요나의 무성의한 경고에도 이방인들은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왔다. 땅 끝 나라 여왕은 솔로몬의 지혜를 배우기 위해 직접 찾아와 하나님을 알게 되었다. 요나보다, 솔로몬보다 더 크신 예수께서 말씀하시기를 이방인의 열심이 유대인들을 정죄할 것이라 하셨다.

▨… 부끄러웠다. 천주교 신자에게 대학 등록금을 주고도 평생의 함구령을 내리고, 개종 의사를 내비치는 이에게 “누구는 청국장을 좋아하고, 누구는 김치 찌개를 좋아할 뿐, 그대로 있어라”하더니 평상에 누워, 입던 옷 그대로 가사장삼 하나 덮고 무소유로 세상을 정리한, ‘예수를 믿지 않은’ 승려 한 사람이 종교를 초월하여 생색내기 좋아하고 명예를 탐하며 가진 것이 너무 많은 오늘날의 성직자들을 정죄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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