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기기에 밀려 자녀와 소통 점차 어려워져
인터넷 배우고 자녀의 소통법 이해해야

일러스트=서재형
디지털 세상이 된지 오래지만 부모들은 아직도 아날로그 세상에 살고 있다. 아이들은 스마트 폰이나 PMP를 사달라고 떼를 쓰는데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첨단기기들이 도대체 어디에 쓰는 건지도 모르는 부모들은 갈수록 자녀와의 소통이 어려워지고 있다.

엄마는 ‘기계치’로 낙인
특히 버튼하나로 TV를 켜고, 세탁기와 청소기를 작동시키는 것 외에는 따로 전자기기를 다루지 않는 엄마들은 자녀들에게 ‘기계치’로 낙인찍혀 있다. 실제로 휴대폰 문자보내는 방법도 어렵게 알았는데 스마트폰으로 메일을 보내고 동영상을 인코딩해 MP4로 구동하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엄마들이 많다. 그러니 컴퓨터를 장난감 삼아 자라온 아이들과 아날로그에 익숙한 부모 사이에 생기는 소통의 단절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예전에는 공부하면서 라디오를 듣는 것도 집중을 방해한다며 못하게 했는데 요즘 아이들은 MP3를 듣는 것은 당연하고 PMP(휴대용멀티플레이어)로 인터넷강의를 보며 공부하는게 너무나 익숙한 공부법이 되었으니 부모들은 괴리감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공부에 필요하다고 사달라는데 무작정 안 사줄 수도 없고 사주자니 성인영화를 보는 등 허튼짓은 하지 않을지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 중학교 3학년 아들은 둔 김 집사는 며칠 전 아들과 한바탕 전쟁을 치뤘다. 우연히 아들의 PMP를 발견해 아무 버튼이나 눌렀는데 영화장면이 나왔기 때문이다. MP3가 필요한데 어차피 인터넷 강의도 들어야하니 PMP를 사는 게 좋겠다는 설득에 거금 30만원을 들여 사줬는데 영화나 보고 있었다니 화가 치밀었다고 한다. 하지만 더 화가 나는 건 아들의 태도였다. “다 인터넷 강의고 영화 딱 한편 들어있는 건데 괜히 오해한다”면서 더 큰소리를 내는 것이 아닌가. 아들을 불러 앉혀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화를 버럭내고 PMP를 압수해버리자 아들은 방문을 닫고 들어가버렸다. 벌써 며칠째 아들과의 사이가 회복되지 않고 있어 고민이라고 한다.

■… 고등학생 딸은 둔 이 모 권사는 최근 딸이 깜박 잊고 놓고 간 휴대폰으로 계속 전화 오는데 받을 수 없어 난감한 상황을 경험했다. 버튼도 딱 하나밖에 없고 매끈하게 생긴데다 아무리 눌러도 반응을 안해 전화도 받지 못하고 끄지도 못했다는 것.  이 권사는 “딸은 전화기로 영화도 보고 인터넷도 하던데 나는 손 안에 두고도 방법을 몰라 바라만 보는데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아날로그 부모의 가장 큰 문제는 청소년 자녀가 그 기계로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고, 어떻게 하는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공부에 필요하다는데, 친구들은 다 갖고 있다는 걸 우리 아이만 안 사줄 수도 없는 노릇이라 가슴만 답답하다고 토로한다.

전문가들은 문제해결은 부모의 노력에 있다고 말한다. ‘난 기계를 잘 모르니깐’하며 그냥 넘겨버려서는 디지털시대의 자녀와 거리감은 나날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부모도 인터넷 이용법은 익혀야
우선 부모가 똑똑해져야 한다. 모든 첨단기기는 우선 인터넷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다운받아 사용하기 때문에 인터넷 사용을 사용할 줄 알아야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정부에서 무상으로 제공하는 청소년 유해정보 차단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다운받아 설치해야 하므로, 부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차근차근 시행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컴퓨터 왕초보라면 교회 문화교실이나 컴퓨터 강좌를 찾아 컴퓨터 켜고 끄는 방법부터 익혀나가야 한다.

자녀의 소통방식을 이해 필요
하지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자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청소년기 자녀들의 소통방식은 어느 시대든지 새로울 수밖에 없다. 자녀와의 건강한 소통을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먼저 청소년의 소통방식을 ‘인정’해야 한다.

소통방식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어떤 소통방식을 사용하는지 ‘알아야’한다. 자녀들이 자주가는 사이트에 접속해 ‘공통의 관심사’를 확인하거나 자녀에게 직접 기계 작동법이나 기능을 질문하며 배워보자. 또한 아이들이 일방적으로 엄마나 아빠는 모르거나 관심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않도록 무엇이든 모르면 알려달라는 열린 자세로 적극적인 소통을 이뤄나갈 필요도 있다.

소통, 특히 자녀와의 소통은 부모의 노력과 열심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