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답고 정숙한 여인 데스디모나를 향한 오셀로의 사랑은 불같이 뜨거웠다. 그 뜨거움 때문에 오셀로는 데스디모나와 자신을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잃어버렸다. 그 혼미의 소용돌이 속을 이아고는 파고들었다. 이아고의 놀랄만한 지력(知力)이 뒷받침된 음모는 오셀로를 철저하게 무너뜨렸다. 이유 없이 데스디모나를 의심하고 질투에 자신을 맡겨버린 오셀로는 마침내 데스디모나를 죽이고 자살에 이른다.

▨… 새삼스럽게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비극 오셀로(Othello)를 끄집어내어 재탕하는 이유는 이즈음의 교단 모양새가 미쳐버린 오셀로를 닮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어서이다. 데스디모나를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잘못된 음모를 눈치 채지 못한 채 죽여 버리고, 자신까지 죽이는 오셀로는 교단을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교단을 내치고 있음을 전혀 모르고 있는 우리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 있다.

▨… 지방회 분할이 정녕 지방회 개혁과 교단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 도움이 된다는 확신이 있다면 교단 법의 테두리 안에서 추진되어질 길은 없었던 것일까. 분할을 주장하는 이들의 다급함을 외면하게 하는, 또 법을 준수할 것을 주장하는 이들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이아고의 음모가 ‘무진의 안개’처럼 교단 안에서 스멀거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묻고 싶다.

▨… 사람들은 흔히 어떤 일에 대해서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결정을 내린다. 그러나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사실에 있어서는 착각이다. 이런 현상을 심리학은 ‘거짓 확신’이라는 용어로 표현한다. 난폭한 운전자들은 언제나 자신의 운전기술이 최고라는 거짓 확신에 빠져 있다.

▨… 내가 가장 목사답다, 내가 가장 성령충만하다, 내가 가장 성결교회를 사랑한다, 내가 가장 정의롭다라는 말이 성립될 수 있는가? 성립된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거짓 확신이다. 이 거짓 확신 때문에 오셀로는 데스디모나를 죽였고 자기 자신을 죽였다. 이 거짓 확신 때문에 지방회가 분열되고 지방회 소속을 옮기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볼 일이다. 우리시대의 이아고는 거짓 확신이라는 음모를 퍼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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