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TV, 쇼핑 끊고 ‘영성’ 채우기
온가족 절제생활로 수난절 의미 되새겨야

예수께서 모진 핍박과 고통을 견뎌내고, 죽음으로 우리를 구원하시기까지 수난을 겪었던 고난주간을 앞두고 있다. 교회마다 예수님의 고통에 동참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려는 방법으로 사순설 특별새벽 기도회, 사순절 릴레이 금식기도회가 열린다. 또 다가오는 고난주간엔 십자가행진, 헌혈행사 등을 준비하는 교회도 많다. 하지만 교회를 떠난 일상에서 우리는 얼마나 절제하고 인내하며 수난절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을까.

가정사역 전문가들은 얼마남지 않은 사순절, 그리고 다가오는 고난절을 의미있게 보내기 위해 생활 속 절제를 실천해볼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일년 중 적어도 사순절 40일 혹은 고난주간 단 일주일 만이라도 온 식구가 함께 예수님의 수난에 동참하자는 것이다.

일러스트=서재형
외식끊고 온 가족 밥상교제

가정사역자들은 우선 사순절과 고난절 한주만이라도 외식없이 온 가족 하루한끼 같이먹기를 실천해볼 것을 권하고 있다. 온 가족이 함께 밥상머리에 둘러앉아 식사를 하는 가정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온 가족 밥상머리 교제를 통해 사순절의 의미도 찾고 가족관계도 회복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침이나 저녁시간 중 온 가족이 최대한 함께 모일 수 있는 시간에 맞춰 같이 식사하고 가볍게 경건회를 가지면 된다. 이 기간 동안에는 일체의 외식과 간식을 끊는 것을 기본규칙으로 삼아야 절제의 의미를 더할 수 있다. 박창흥 목사(예수비전교회)는 “금식이 어렵다면 외식이라도 삼가고 이를 통해 그 비용만큼을 모아 구제헌금을 한다면 사순절의 의미도 찾고, 온 가족이 함께 이웃도 돕는 일석이조의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V와 인터넷 OFF, 영성은 ON

TV끄기 운동은 교계 안팎에서 오랫동안 펼쳐지고 있는 대표적인 사순절 절제운동으로 한주간 동안 TV플러그를 빼고 매일 TV를 보며 허비했던 시간에 영성을 채우자는 취지로 진행되고 있다. 이 기간동안 그동안 시간이 없어 못 봤던 책과 성경도 읽고, 가족예배도 드리자는 것이다. 최근에는 여기에 인터넷과 핸드폰도 함께 전원을 끄자는 요청이 더해졌다. 회사에서 일하거나 학교 공부를 하는 동안에는 어쩔 수 없다해도 포털사이트 가십기사를 클릭하거나, 음악듣기 등 여흥을 위한 활동은 인내하며 참아보자는 것이다.

가정선교회 박진희 간사는 “TV가 보고싶고 인터넷기사가 궁금할 때 성경을 읽거나 예수님께 혹은 가족들에게 편지를 쓰는 것으로 관심을 전환시킬 것”을 제안했다. 일주일 동안 이런 방법을 사용한다면 성경읽기 진도도 쑥쑥 올라가고, 가족들에게 전해줄 편지도 몇 장이나 쌓이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예수님께 보내는 편지는 말로 하는 기도가 아니라 글로 쓰는 기도라는 점에서 다소 낯설수도 있지만 계속 곱씹어보며 내 마음이 어떤지, 어떤 기도가 더 필요한지를 스스로 깨닫게 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지출 줄이고 대중교통 타기

사순절 동안은 지출도 줄여보자.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서 사고 싶고, 사야할 것 같고, 먹고 싶은 마음에 지출하는 소비를 줄여보자. 나의 만족, 가족의 편리를 위해 적어놓은 쇼핑목록을 과감히 내려놓고 불편을 감수하며 인내로 버텨내보는 것이다.

재무컨설턴트 이혜주 씨는 “정말 필요해서 사려는 것인지 사고싶어 사는 것인지 깊이 생각하고 쇼핑하는 습관을 기를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크리스천들은 사순절 기간동안 긴축재정을 선포하고 아끼고 절제하며 일년간의 씀씀이를 설계하는 시간으로 삼는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자가용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것도 처음에는 불편함에 엄두가 나지 않겠지만 나의 편리를 미루고 생활 속 작은 절제와 인내로 예수님의 고난을 묵상하는 계기로 삼자는 것이다.

사순절이 막바지에 이르고 고난주간이 다가오고 있다. 가슴벅차게 기쁜 예수님의 부활 이전에 예수께서 얼마나 고통스러운 수난을 겪으셨는지 머리로 떠올려보고 미약하나마 몸으로 느껴보려는 것이 사순절의 의미가 아닐까. 지금 바로 그 노력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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