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스 미디어를 도구로 하는 저널리즘을 미국정치의 제4부로 명명하였던 하버드 부러커에 의하면 인간에게 있어서 사실은 보도되어 인식되어질 때라야만 사실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조금 엉뚱하지만 그의 설명을 따라가 보면, 인공위성이 지구를 돌고 있다고 하더라도 발표도, 보도도 없다면 그것은 우리에게 사실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보도되어 우리가 인식할 때 비로소 사실이 된다고 한다.

▨… 보도되지 않으면 파묻혀 버리고 잊혀지고 사실이 되지 않는 반면 보도되면 실제로는 사실이 아닌 것도 사실이 되어버리는 인간의 허위인식 때문에 제4부적인 영향력을 이용하려는 세력들은 매스 커뮤니케이션이 왜곡, 암시, 설득, 선전, 선동에 나서도록 압력을 가해왔었다. 나치나 파시즘, 공산주의국가와 같은 전체주의국가가 한결 같이 매스 미디어를 이용하려 몸부림친 것은 같은 이유에서였다.

▨… 오늘의 민주화된 사회에서 매스 미디어가 선전, 선동에 나서도록 작용하는 힘의 정체는 무엇일까? 매스 미디어 종사자들의 현장 체험에서 내려진 결론은 자본이라는 것이다. 현대사회가 자본주의 시대화하면서 자본의 힘이 인간의 비판 능력과 인간의 진(眞)의식을 마비시켜 스테레오 타이프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신문의 운영권과 편집권이 엄격하게 분리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신문이나 방송은 운영권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종국에는 독자와 시청자가 그 신문과 방송의 주인이어야 한다. 그 신문의 독자는, 그 방송의 시청자는 애독과 애청을 통해서 신문과 방송의 편집과 편성의 방향을 묵시적으로 제시하고 제한한다. 독자가 없는, 시청자가 없는 신문과 방송은 자본의 횡포에 몸을 굽힐 수밖에 없다.

▨… 신문이나 방송이 ‘옐로우페이퍼’나 선정적 미디어로 전락하는 것은 한순간이다. 어떤 방법으로든지 독자를, 시청자를 확보하려는 몸부림이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로 둔갑시켜 버리기 때문이다. 모름지기 신문에 이름을 싣는 사람들은 필자이든, 기자이든, 편집인이든, 발행인이든 그 신문이 옐로우페이퍼가 되는 사태만은 막아야 한다. 신문이 돈 가진 자의 무기가 되면 언론은 제4부가 아니라 어릿광대로 굴러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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