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 없이도 민사고 연이어 합격 … 하나님 영광 위한 삶 다짐

한 명도 들어가기 힘들다는 민사고에 두 남매가 연이어 합격한 것은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였다. 네 자녀를 두고 있는 성 목사는 넉넉하지 않은 형편 탓에 과외와 해외유학은 커녕 초등학교 때까지 학원도 제대로 보내지 못했다. 그렇지만 어려운 환경을 탓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고 기도한 덕분에 국내 최고의 자립형 고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영예를 얻게 되었다. 둘 다 재수라는 어려운 관문을 통과한 후에 얻은 결실이라 값진 의미가 있다.
사실, 어릴 적부터 도전심이 강하고 욕심이 많은 누나, 예은 양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민사고를 마음에 두고 공부를 했다. 중학교 때 전교 1~2등을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그렇지만 첫 번째 도전에서 안타깝게도 떨어졌다. 실망감이 컸지만 재수라는 어려운 길을 선택했다. 그녀는 “외롭고 힘든 것은 남들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힘든 과정을 토로했다. 그때 그녀는 하나님을 의지하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그리고 마침내 1년 후 민사고에 누나가 먼저 입학했다.
그런데 2년 후 동생, 하빈 군이 똑같은 과정을 거쳐 민사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엄마 아빠는 물론 누나, 예은 양도 동생의 선택을 처음에 반대했다. 재수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빈 군은 “모든 것을 혼자서 결정해야 하고 새벽부터 저녁까지 혼자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 힘들었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는 각오로 도전을 이어갔다. mp3로 찬송을 들으며 “외롭지만 민사고에서 웃을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하며 힘든 과정을 참았다.
동생 하빈 군이 힘들어 할 때 누나의 응원이 큰힘이 됐다. 어려서부터 우애가 좋았던 하은 양이 문자 메시지로 동생의 도전을 응원해 주고,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이런 누나의 응원에 힘입어 동생 하빈 군도 당당히 합격증을 거머 지고 누나의 뒤를 이었다.

공부를 잘한다고 신앙생활에 소홀하다는 생각은 오산이다. 이들 두 남매는 재수하면서 한 번도 주일예배에 빠진 적이 없었던 점도 닮은 꼴이다. 학교에서도 말씀묵상과 기도생활, 기독교 동아리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또 노래실력이 수준급인 예은 양은 성가대에서, 베이스 기타를 잘 치는 하빈은 찬양대를 열심히 섬기고 있다.
이런 동생에게 하은 양은 이제 누나이기 보다 엄한 선배다. 그녀는 “내 욕심을 챙기기보다 남에게 먼저 맞춰라”라고 충고했다. “신앙생활도 공부도 스스로 하는 법을 길러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하빈 군도 “선배로 잘 대접하겠다”면서 “인정받는 후배가 되겠다”고 화답했다.
예은 양은 현재 국제반에서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왓튼스쿨 진학을 목표로 땀 흘리고 있다. 그녀의 꿈은 금융전문가이다. 금융시장에 우위를 점할 수록 국가 경제와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중국 금융시장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
하빈 군은 물리학자가 꿈이다. 수학과 과학에 소실이 있는 그는 국내의 과학기술을 보다 발전시키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두 사람이 생각하는 미래방향은 다소 다르다. 그러나 민족과 국가를 위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겠다는 생각은 같다. 아버지 성찬용 목사도 자기 자신보다는 국가와 어려운 이웃을 위한 주님의 일꾼이 되기를 기도하고 있다.
하나님의 비전을 향한 이들의 도전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황승영 기자
windvoic@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