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의 영성’ 건강한 교회 밑거름
권석원 목사, 비움과 채움 영성 … 균형된 목회 일궈

천안교회(권석원 목사)의 교역자들이 20일 금식기도로 영성을 재충전하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천안교회의 부교역자들은 사순절 기간부터 20일 릴레이 금식기도를 벌이고 있다. 지난 2월 17일 선임 부교역자 임응순 목사를 시작으로 신혁진, 나연섭, 김기훈 목사가 20일 동안 금식 기도했으며, 현재 새가족 담당 이상준 목사가 성결동산에서 금식기도 중이다. 이들 부교역자들은 20일간 성결동산의 기도원에 머무르면서 새벽부터 저녁까지 말씀묵상과 중보기도 개인기도 등에 집중했으며 그동안의 사역을 돌아보는 시간도 갖고 있다.

천안교회에서 교역자들의 금식기도 훈련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천안교회의 부교역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20일 금식기도 코스를 거쳐야 한다. ‘목회자의 영성이 바로 서야 교회가 바로 선다’는 권석원 목사의 영성목회 지론 때문이다. 권석원 목사는 “예수님께서도 광야에서 금식기도로 사역을 시작하시며 금식기도의 본을 보이셨다”면서 “영적 전쟁터의 최일선에 있는 목회자 영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금식기도가 필수”라고 교역자 금식기도의 의도를 설명했다.

이런 이유에서 천안교회는 1996년부터 지금까지 목회자의 영적 재충전과 영성훈련을 위해 20일 금식기도 주간을 갖고 있다. 윤학희 목사(부여중앙교회), 연영민 목사(충주교회) 최동규 목사(성락교회) 등 최근 20년간 천안교회를 거쳐 간 교역자들은 거의 20일 금식기도라는 훈련 코스를 거쳤다. 물론 권석원 목사가 가장 먼저 시작했다. 1979년 목회 일선에서 고전하고 있을 때 권 목사는 기도원을 찾아가 40일 금식기도에 들어갔다. ‘목회를 계속 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서 시작한지 20일 만에 거의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고 한다. 이후 권 목사는 교회건축 등 목회의 고비를 만나거나 어려움에 직면할 때마다 금식기도를 했으며, 금식기도를 통해 영성을 단련하고 있다.

이런 권 목사는 목회에서도 금식과 십자가의 영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자기를 부인하고 희생과 섬김을 강조하는 영성, 즉 비움의 영성이다. 교역자들이 먼저 목회 사역을 내려놓고 금식을 통한 영적인 재충전을 하면 교회의 영성도 쇄신된다는 것이 권석원 목사의 생각이다. 실제로 금식기도를 통해 목회사역에 변화가 찾아온 교역자들도 많고 그때마다 교회의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한다. 목회자들의 금식기간 중에 성도들의 예배와 기도에 대한 열정과 참여가 더 높아지고, 자발적으로 금식에 참여하는 성도들이 많아지는 것이 이러한 영향 때문이라고 교역자들은 보고 있다.

임응순 목사는 “이번 금식기도를 통해 새로운 영적인 힘을 공급받았으며, 성도들의 금식 동참과 중보기도 등으로 영적인 열기가 더 뜨거워진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나연섭 목사도 “오랫동안 기도했지만 해결되지 못했던 집안 문제가 말끔하게 해소되었다”고 고백했다.

천안교회의 뜨거운 금요 철야기도회와 열정적인 봉사, 지역 섬김 등도 이런 비움과 베품의 영성에서 나왔다는 자체 평가가 있다. 사실, 교단을 위해 일하는 목회자들은 본 교회 목회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권석원 목사 역시 해외선교위원장과 100주년기념사업위원장 등 교단의 중책을 맡으면서 이같은 오해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권 목사가 교단을 위해 전적으로 일할 수 있었던 것도 알고 보면 그동안 다져놓은 영성목회와 리더십이 있었기 때문이다.

권석원 목사는 “지금까지 성도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을 얻어서 교단의 중요한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영성과 기본에 충실했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 “목회자의 영적인 리더십이 살아 있는 교회는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식 등 비움을 통한 영성, 그리고 희생과 나눔의 십자가의 영성이 오늘날 천안교회를 교단의 중심 교회로 우뚝서게 한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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