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직설에 거룩함을 실어라!

미국의 저널리스트 말콤 글래드 웰은 ‘아웃라이어'에서 1997년 괌에서 추락한 대한항공 801편은 기장이 전권을 쥐고 지배하는 무거운 조종실 분위기에서 부기장 등이 비행기 추락요인을 발견했으면서도 기장의 기분을 고려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못한 것이 즉각적인 대응을 하지 못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사회에서 완곡어법은 언론자유가 부족한 조직 내 의사소통에서 일상화돼 있다. 소통에서 권위를 의식하는 패턴은 단순함을 복잡함으로, 명료함을 모호함으로 바꾸곤 한다.

야콥슨(R. Jakobson)은 이와 같은 지향성(志向性)에 따라 화제의 유형을 ‘화자 지향형’ ‘청자 지향형’ ‘화제 지향형’로 나누고 있는데 설교란 철저히 청자 지향형 연설이라 할 수 있다. 청자 지향형은 ‘너’에 대한 이야기로서, ‘2인칭 지향형’이라고도 부른다. 이런 화제는 ‘너는 이렇게 했느냐?’라든지, ‘이렇게 해야 한다’는 식의 의문 명령 애원 요청 호소의 성격을 띠어야 한다. 청자 지향형의 화제는 크게 ‘나는 너를 이렇게 생각한다(판단)’와 ‘너는 이렇게 행동해야 한다(요구)’라는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이때 화자의 판단과 청자에 대한 요구는 보편적 윤리와 관습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리고 강렬하고도 단순한 어조를 택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무엇인가 요구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도록 만들자면 보편 타당한 것을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어조로 말하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설교를 분석해 보면 기교적인 수법으로 화려한 미사여구를 동원하는 설교, 은유적인 표현으로 해독을 요구하는 설교들이 의외로 많다. 그래서 성경을 읽을 때에는 명료하게 이해를 하다가도 설교를 들으면 무슨 말인지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우리 설교는 보다 직실적이고 도전적이고 직접적일 필요가 있다. 직설적인 어법은 바른대로 말하고 문법적으로도 돌아들어감이 없기에 곧장 피부에 와 닿는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흐리지 않고 분명하기 때문에 산뜻하고 경쾌하다. 또 회중에게 도전하고 자극을 주는 데에도 직설적인 어법은 매우 유용하다. 이런 직설적 어법은 삶과 신앙이 일치되는 모범이 회중들에게 인정될 때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런 전제 위에서 설교자는 회중에게 기독교의 근간이 되는 하나님의 거룩을 직접 요구할 수 있다.

성화나 성결같은 실천적 어려움이 따르는 신앙적 가치들에 대해서도 직설적인 요구를 할 수 있으며 특히 거룩하지 못한 삶을 직설적으로 질타하고 회개를 촉구하는 설교에 유용하다. 가령 ‘이제 그만 하나님과 상관없는 것은 끊으십시오! ... 언제까지 그 더러운 마음을 숨기고 살겁니까?…하나님입니까? 당신의 욕심입니까? 결정하세요 지금 결정하세요!… 언제까지 더 부끄러워야 합니까?’ 등의 표현은 직설적인 화법의 한 예라 할 수 있다. 특히 성결의 강단에서 죄의 질책과 성결의 촉구를 다시 살리려면 직설적인 촉구와 설교자의 거룩한 삶 이 두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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