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경력 25년 수준급 실력 갖춰 … 역동적 ‘예서’ 뽐내

김광운 목사(동순천제일교회·사진)는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고 테니스와 족구, 축구를 즐긴다. 매년 목회자테니스대회와 축구대회 등은 빠짐없이 참여하며 동네 조기축구회에도 나가 사람들과 어울린다. 그러나 김 목사의 특기요 자랑은 붓글씨다.
그는 소치 허련, 의재 허백련, 소전 손재형, 장전 하남호 등 한국화와 서예의 대가들이 무수히 많고 현재 활동 중인 화가만도 250여명에 이른다는 예술의 고향 진도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동양화에 눈을 떴다.
“고향의 선생님께 동양화를 배웠고 가난한 집안 살림에도 그림을 배우겠다고 서울에 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는데 하나님께서 중학생 때부터 교회 반사(교회학교 교사)를 하는 과정에서 하나님의 일을 위해 서원한 것을 생각나게 하셨습니다.”
그렇게 붓을 놓고 기도원에 들어가 금식기도를 하면서 성경을 다시 보게 되었고 신학교에 들어가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목회의 길에 들어서서 사실상 붓과 그림과는 끝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신안의 섬 교회에서 목회할 때 부활절, 추수감사절, 성탄절, 신년 등의 절기에 다시 붓을 잡게 되었다. 당시 플랜카드 등은 시골 교회에서 쉽게 구입하기 어려웠고 절기예배 등의 글은 목회자가 직접 써야 했다. 평소 동양화를 배우면서 붓을 들었던 경험을 살려 김 목사는 직접 글씨를 쓰게 되었고 성도들은 그의 글씨를 보며 ‘놀랍다’는 호평을 쏟아냈다.
“본격적으로 해보자고 생각해 교회 집사님이 운영하는 서예학원에 등록했고 광주에서 오시는 한 서예 강사로부터 3년 동안 기본기부터 다시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중단한 그림을 하고는 싶었지만 ‘끼(?)’가 있어서 빠져들까 봐 글씨만 하기로 했습니다.”
오제 박남준 선생으로부터 사사 받으며 그림과는 또 다른 붓글씨의 매력도 깨달았다. 그렇게 25년 이상을 틈틈이 글을 썼고 지금은 수준급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의 실력을 아는 여러 교회와 성도들이 그에게 글을 써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출품을 결정하면 6개월 전부터 제출할 글을 연습하고 다듬어 갑니다. 나름대로 준비가 되었다고 판단되면 한 획 씩 정성스럽게 써 가는데 이 일이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그는 써온 글들을 함께 나누기 위해 대한민국기독교미술대전, 백제미술대전, 한국미술제, 전남서예전람회, 현대미술대전 등에 출품도 했고 예술대제전과 한국미술제 초대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07년에는 개인전도 열어 그의 작품을 목회자와 일반 성도들과 함께 나누기도 했으며 장흥 사랑의집 입구에 그의 글을 걸기도 했다.
그가 주로 쓰는 글은 성서의 말씀이다. 목회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하나님의 말씀을 다시 쓰기 위해 힘썼고 다양한 형태로 말씀을 표현하기 위해 힘썼다. 물론 하나님 말씀의 의미를 필체에 담는 노력 또한 그의 관심사였다. 그래서 ‘예서’를 특히 좋아하며 자연스럽고 힘이 있는 글씨를 쓰기를 소망한다.
“한 글자 한 글자 써내려 가면 하나님 말씀을 새로 깨닫게 되기도 하고 은혜도 받기도 합니다.”
시편의 말씀과 예수님의 말씀 을 아끼고 사랑 한다는 김광운 목사는 그의 호도 ‘푸른 초장과 쉴만한 물가(시 1편)’라는 뜻을 담아 초정(草汀)으로 삼았다. 그의 글이 많은 사람들을 푸른 초장과 쉴만한 물가로 인도하길 소망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