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시작되면 목회자들은 성도들의 가정을 찾아 방문하며 심방하게 된다. 심방하는 중에 성도들의 삶 가운데 일어나는 가지가지 애환들을 들으면서 관계가 더욱 밀접해지고, 기도의 제목을 구체적으로 알게 되며, 말씀을 전하는 방향을 실제적으로 정립하게 된다.
얼마 전 어느 성도의 가정을 심방했다. 그 성도의 딸은 재정적인 문제로 인해 재판을 받고 구치소에 있고, 초등학교에 다니는 손자와 손녀들을 할머니가 돌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성도는 지나간 몇 십년 동안 신앙생활을 하면서 새벽기도회나 모든 기도회를 빠지지 않고 참여하며 기도했지만 자식농사를 잘못했다면서 스스로 한탄하며 낙심에 빠져 있었다. 경제위기가 만든 아픔인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하나님의 도움이 필요한 곳에 하나님을 대신하여 찾아가서 약한 자를 안위하고 말씀으로 바로 세우며, 붙들어 주는 일이 심방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심방을 하는 사람은 좋으신 하나님과 그 능력을 굳게 믿고, 주님 안에 있는 참 기쁨과 안식 속에 깨어 있어야 하며, 영혼을 향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으로 항상 충만해 있어야 한다.
심방을 하는 가운데 특별히 성도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된다. 사실 어떤 유창한 설교보다도 서로 함께 나누는 소박한 이야기들이 사람의 마음을 열게 하고, 하나님과 사람과의 관계를 연결 시켜 줄 때가 많이 있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반응을 보일 때 사람들은 기뻐하게 된다. 어찌 보면 사람들은 상대방이 나의 이야기에 반응을 보이지 않고 귀 기울이지 않기 때문에 불행해 하고 자신을 비참한 존재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우리나라의 증가하는 자살률을 보더라도 알게 된다.
하나님은 에덴동산에서 죄지은 아담과 하와를 심방하신 이후, 예수님을 죄인 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보내주시고, 성령님을 통해 오늘도 우리와 함께 해 주시고,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이해해 주시고 말씀으로 심방해 주신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이렇게 기쁨 가운데 있을 수 있고, 평강을 누리며 든든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지, 우리들이 얼마나 넘어지기 쉬운 존재들인지 우리 자신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딸의 문제로 인해 노심초사하는 성도는 자신이 힘들게 살아왔던 지난 일을 이야기하면서 그 딸이 자기의 다른 자식들 보다 더 많이 고생했기 때문에 가슴이 더 아프다고도 했다. 그 성도는 결국 지금까지 신앙생활하면서 하나님께 기도했던 일이 헛된 것이 아니라 딸의 영혼을 거룩하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큰 섭리와 축복 가운데 있음을 깨달아가고 있다.
그렇다! 하나님 대신 우리가 찾아가서 하나님 말씀을 전해 주는 일, 그것이 심방이다.
그래서 목회자는 하나님께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고, 인간과 사물과 때마다 겪는 사건과 문제들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대신 인도해 주는 일, 그것이 심방인 것이다. 마음 아프게도 심방사례 문제로 성도들이 심방을 피하는 일도 있고, 심방을 가서도 괜한 세상 이야기로 꽃을 피우고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굳이 원하지도 않는데 심방을 가는 일도 발생하고 어떤 경우에는 연약한 이들의 심방요청을 가볍게 여기는 일도 생긴다.
그래도 새해 심방을 통해서 모든 성도들의 심령 속에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 가득 부어지길 간절히 원한다.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롬 1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