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여년간 부총회장 선거는 매우 치열했다. 2~3명이 출마하여 치열한 선거전이 펼쳐졌다. 다른 임원 선거와 달리 부총회장 선거의 치열함은 교단 선거풍토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학연, 지연과 함께 금권선거의 유혹으로 사람들을 내몰았다. 최근 몇 년 사이 교단 선거풍토에 대한 진한 우려감은 부총회장 선거의 과열이 한 몫 했다. 특히 총회장에 추대되는 목사부총회장 선거는 더욱 치열해 다른 임원 선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고 식사제공과 교통비 제공의 관행을 고착시켰다. 그래서 가정 신성하고 축제가 되어야 할 지도자 선출이 가장 부패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 목사부총회장 선거가 달라졌다. 출마 예상자였던 박봉상 목사가 자신에게 부여된 ‘마지막 기회’를 포기하면서 출마의 뜻을 접었고 지방회에서 적극 추천받은 조관행 목사가 등록을 하지 않는 방법으로 불출마를 택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그나마 올해 선거가 극단적인 과열(총무 선거와 부총회장 선거가 모두 경선일 경우)로 치달리지 않게 된 것’에 안도할 수 있었다.
이들의 출마 포기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본인의 때가 아니라 생각했을 수도 있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100주년위원장을 역임한 모 후보에 대한 배려도 작용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갈수록 과열되고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호흡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교단의 선거풍토에 대한 우려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실제로 박봉상 목사와 함께 조관행 목사는 공식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현재의 과열된 총회 임원선거에 대해 우려했으며, 성결교회에서 만큼은 깨끗한 선거가 치러져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유야 어떻든 이들의 결단이 올해 총회 선거에 새로운 돌파구, 아니 선거풍토에 대한 새로운 분위기 조성을 가능케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가능한 그들의 뜻과 의지를 긍정적인 측면에서 부각시키며 선거풍토 개선의 효과도 함께 누렸으면 하는 바람을 하게 된다.
문제는 장로부총회장 선거와 총무 선거이다. 이 두 선거 모두 과열 양상을 보였고 앞으로도 더욱 치열해 질 것은 자명하다. 지난해 일부 총회 대의원들이 선거풍토 개선을 위한 서명운동을 전개한 바 있다. 일부가 제비뽑기제도를 도입하려는 뜻에서 추진하여 확산은 되지 못했지만 1천여명 이상이 이 서명에 동참했다. 그런 점을 고려할 때 총회 내에 선거풍토 개선의 분위기는 이미 무르익을 때로 익은 상태다. 문제는 누가 이 분위기를 바꾸는 키워드 역할을 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선거가 달라지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철저히 정책 중심, 인물 중심의 선거로 가야한다는 것이며 둘째, 기존 식사 접대와 교통비 지급의 관행을 혁파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총무 선거가 실시되기 때문에 정책과 인물 선거는 어느 때보다 주목되며 실현 가능성이 높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의지만 있다면 정책과 인물 중심의 선거는 가능하다.
같은 정책이라도 인물에 따라 실현가능성이 있기도 하고 말뿐인 공약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선관위가 이러한 토론의 장을 적극 마련하고 토론을 활성화 시킨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최근 선관위가 입후보자들에게 등록 취소를 경고하며 과열된 선거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거두기를 기대한다.

그렇다면 남은 문제는 관행을 깨뜨리는 것이다. 관행은 단기간에 없애기 어렵고 선관위와 후보, 대의원들 모두가 의식변화와 노력이 더해져야 가능한 대목이다. 관행에 얽매어 패가망신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선거가 일반 사회의 선거에서가 마찬가지로 우리 교단에서도 현실화 되었으면 하는 다소 도발적인 바람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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