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상청은 “4일 0시부터 오후 3까지 서울에 쌓인 눈은 25.8Cm로 적설량 측정이 시작된 1937년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밤 사이 소리없이 내려 천지를 하얗게 뒤덮은 눈은 날이 밝아서도 무엇인가 덮어야할 것이 남아 있다는 듯 줄기차게 쏟아졌다. 호들갑떠는 게 생리가 되어버린 신문, 텔레비전들은 백설을 일러 폭설이라 부르더니 언젠가부터는 눈폭탄이라고 마구 명명했다.

▨… 서울 시내의 새해 첫 출근길은 아수라장이었다. 헛바퀴를 굴리는 차들과 미끄러진 차들이 뒤엉키는 바람에 엉금엉금 기던 차들이 모두 부지하세월로 주저앉아 있어야만 했다. 그만큼 눈폭탄이 마구 쏟아진 탓일까? 아닐 게다. 체인 하나를 준비하는 마음만 있었어도,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조금만 있었어도 그와 같은 최악의 교통대란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 지하철은 말 그대로 지옥철이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서 몰려든 인파 때문에 발차는 지연될 수밖에 없었고, 설상가상 눈사태로 선로와 전기시설이 여기저기 고장 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만큼 마구 눈폭탄이 쏟아진 탓일까? 아닐 게다. 지하철에 종사하는 이들이 파업만 능사로 여기지 않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갖추고 있었다면 눈사태로 지하철이 고장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 MB정권은 지금까지의 정권들과는 유다를 만큼 국격이라는 말을 강조한다. ‘더 큰 대한민국’이 되기 위해서 ODA(개발도상국원조) 확대, PKO(국제평화유지군) 참여 등을 실천방안으로 제시했다. 국격이라는 것이 겉모습만 번지르르 하면 이루어지는 것일까? 예산안이든, 노동법이든 여야의 극한 대립은 피할 길이 없고 마지막에는 언제나 일방의 강행처리만이 문제해결의 방식이 되는 나라의 국격은, 도대체 어떻게 규정되어야 하는가?

▨… 성결교회에는 성결인격이 없을까. 충정로 서울신대의 옛 목사님들은 목사가 되기 전에 먼저 사람이 되라고 가르쳤었다. 아기 고래나 상처를 입은 고래를 동료 무리들이 도와서 수면으로 부상시켜 익사를 면하게 하는 행동(도킨스·이기적 유전자)에 빗대어도 부끄러워지는 것이 우리의 행태 아닐까. 너 죽고 나 살자는 식의 이기심 때문에 성결인격은 눈폭탄 맞은 교통대란처럼 어지러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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