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탠리 존스(Stanley Jones) 목사가 인도에서 사역할 때였다. 인도의 계급 제도가 구분한 대로 하층민이 감당하던 변소 청소를 존스 목사가 자원하였다. 모든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당시의 인도 변소는 너무도 더럽고 험한 냄새 때문에 하층민들만이 감당하는 전용 일터였다. 변소 청소를 자원하면서 존스 목사는 반드시 일주일의 하루씩은 그 하층민 일꾼들을 모두 휴가 보내고 손수 청소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 존스 목사의 변소 청소가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도, 아무도 그를 도우려 하지 않았다. 인도의 계급 제도 카스트의 상류층에 속하는 사람들은 감동은 느끼면서도 동참하려고는 하지 않았다. 참다못해 존스 목사가 예배에 참석한 상류층 브라만 계급의 사람에게 동참을 요청했다. 그 브라만이 대답했다. “예수는 믿겠지만 그렇게까지는 못하겠습니다.”

▨… 예수는 믿겠지만, 그렇게까지는 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믿음의 실상인 것인가. 예수를 믿는다고 하면서도 자기의 것은 포기할 수가 없고, 그렇게까지는 낮아질 수가 없고, 그만큼까지는 용서할 수 없는 한계에 갇혀 있는 것이 우리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다면 지난 한 해 교단이 그토록 시끄러웠던 이유를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 가스라이팅(Gaslighting)이라는 말이 있다. 가스등의 불빛을 때로는 어둡게 때로는 밝게 조정하고 있으면서도 어두워졌다거나 밝아졌다고 말하면 당신의 눈이 이상해지고 있다고, 가스등 자체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속임으로 심리적으로 혼란 상태를 야기하도록 유도하는 행위를 가리킬 때 사용되는 말이다. 가스라이팅은 확실히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조작하고 통제하는데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효과적인 형태라고 규정되고 있다.

▨… 새날이 밝았다. 예수는 믿겠지만 그렇게까지는 못하겠습니다라는, 가스라이팅으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너와 나의 허위가 지난 한해 끊임없이 우리교단을 어지럽혔음에도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새날을 허락하셨다. 우리의 한계와 탐욕을 다시 한 번 용서하신 것이다. 총회장의 복귀도 이루어졌으니 새해에는 교단이 새로워지기를 기대하자. 하나님의 교회를 가스라이팅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만은 무슨 일이 있어도 “아니요!”라고 외치는 새해이길 기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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