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절기 중 하나인 성탄절을 맞아 전 세계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함께 기뻐하고 즐거워한다. 모든 교회마다 성탄축하예배가 드려지고 온 인류를 위해 오신 그 분의 오심을 축하한다. 연말연시의 한 지점에 위치한 성탄절은 기독교인 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축제이기도 하다. 이 날은 지나온 한 해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기쁨의 절기이기도 하다. 특히 예수 그리스도께서 온 인류를 위해 오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성탄절은 기독교인의 절기가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의 것이라 할 것이다.

과거 성탄절은 교회학교를 중심으로 진행된 성탄 축하발표회, 촛불과 함께 드리는 자정예배, 그리고 추위 속에 손을 호호 불어가며 돌았던 새벽송, 중고등부 학생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었던 ‘올 나이트’ 등으로 기억된다. 공교육이 부실했던 과거에 성탄절에 이루어지는 교회학교의 발표회는 자녀들의 장기자랑을 보기 위한 부모들의 가슴 설레는 자리이기도 했디. 그러나 지금 이러한 기억은 추억거리일 뿐이다.

새벽송은 높아진 담과 철문에 의해 밀려나고 올 나이트는 대학 입시와 걱정이 많아진 어른들에 의해 풀이 죽었다. 교회학교 어린이들의 성탄발표회는 줄어든 교회학교 학생 숫자로 인해 축소되었고, 이마저도 작은 교회와 농촌교회 등은 발표회 개최를 포기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이제 교회 안팎의 반짝이는 성탄트리와 주일 성탄예배만이 전부인 시대가 됐다.

교회의 성탄절이 축소되고 있다면 길 거리의 성탄절, 세상의 성탄절은 더욱 풍성해 지고있다. 주인공이 ‘아기 예수’에서 ‘산타클로스’로 바뀐 것을 둘째로 하더라도 성탄절이 다가올수록 형형색색의 트리들이 길거리를 밝히고 붉은 옷의 산타클로스는 길거리와 상가를 이리저리 오간다. ‘황금과 유황과 몰약’은 어디로 가고 방향을 상실한 성탄선물이 상품 진열대와 할인매장 곳곳을 가득 채우고 있다.

‘하늘에 영광 땅에는 평화’라는 찬송 대신 경쾌한 캐롤이 상가의 스피커를 통해 길거리에 울려 퍼지고 방송은 유명연예인들의 오락성 짙은 말잔치로 청소년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이미 성탄절은 상업주의에 빠져 예수 탄생의 참 의미를 잃어버린 채 소비와 향락의 틀에 갇혀 버렸다.

그러나 우리 기독교인에게 성탄절은 기독교인의 최대의 절기로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요 1:14)라는 말씀처럼 그 분이 세상의 구원을 위해 인간의 역사 속에 태어나셨다고 하는 성육신에 대한 위대한 메시지를 고백하고 선포하는 절기이다. 또한 우리 기독교인들에게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죽음, 부활 그리고 재림 안에서 완성된 우리의 구원역사를 매년 재현하는 첫 출발이기도 하다.

우리 기독교인들은 성탄절의 참 의미 찾기에 힘써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신 목적과 그분의 뜻을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특히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세상의 흐름을 정확히 해석하고 다양한 문화적 접근과 방법을 통해 현대인의 이성과 감성에 호소해야 할 것이다. 성탄절이 대중적 소비문화와 결합하여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긴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이 주는 의미를 올곧게 전하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최대 사명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