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12월에 접어들면, 교회는 연중 가장 분주한 계절을 맞는다. 대강절 행사, 성탄절 준비와 함께 거의 모든 교회가 사무총회를 아울러 개최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회의 모든 기관이나 단체마다 연말이 되면, 한해의 결산과 함께 새해의 예산을 세우듯이 교회도 조직사회 안에서 바르게 성장하기 위해 한해의 마감과 함께 새해의 계획을 협의하고 인준하는 민주주의적 절차인 사무총회를 통해 교회는 새롭게 성장하고 발전을 기약한다.

특히 21세기 초입을 지나 이제 2010년도에 접어드는 새해에 처한 오늘의 한국교회는 대외적으로 새롭고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하나는, 경제적 어려움이다. 이는 작년 하반기에 시작된 미국경제의 침몰로 세계경제가 홍역을 앓아야 했고, 한국도 그 여파가 심했다. 그러나 효과적인 대처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회복 나라로 세계가 주목하던 중 지난 11월 말로 무역흑자가 470억 달러라는 사상 최고액을 경신하여 청신호가 커졌다.

경제학의 창시자 아담 스미스는, 바른 경제인이란 마음 안에 위대한 조정자가 있고, 그 분의 마음을 느끼며 그대로 행동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위대한 조정자란 하나님과 그의 보이지 않은 손길이다. 이는 우주만물을 경영하시는 분이 곧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이다.

새해에 또 어떤 변화무쌍한 미래가 다가올 것이 겁이 나지만 미래는 하나님의 것이고, 결국 하나님의 나라를 향해 이끌어 가신다는 신앙고백적 목회계획에 따라 긍적적인 예산을 세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교회가 예산미달의 현상을 빚고 있다고 전해지지만, 교회는 이에 위축되지 말고, 교회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이뤄가시는 하나님의 크신 손길을 바라보며 지혜롭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또 하나는, 교회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따른 목회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얼마 전 예장 총회교육개발원에서 표본조사한 ‘비기독교인을 통해 본 한국 기독교정체성 인식 현황’에 의하면, 기독교인을 존경하거나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라는 인식은 단 1%에 불과하고, 그대신 이기적이라는 인식이 11.4%로 나타나 매우 충격이었다. 비기독교인의 눈에 비친 교회의 모습은 교회성장만 강조하는 곳(25.4%)으로, 가장 높게 나왔다. 따라서 갈수록 안티기독교인이 많아지는 이유가 엿보인다. 그러나 기독교인은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어야 한다(34.9%)는 요청에서 우리는 한가닥의 희망을 본다.

교회는 이런 거센 사회의 도전 앞에 오히려 지혜로운 청지기의식을 가지고, 새해의 목회계획에 의연히 대처해야 한다. 교회건축 등 힘든 계획은 가급적 자제하고, 목회계획의 방향을 기본에 충실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것은 교회 본연의 임무인 교육과 선교에 집중하는 것이다.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실제화하여 신자들의 내실을 끊임없이 기하고, 또한 규모있는 내핍생활을 강조하는 동시에 구제활동을 끊임없이 전개하는 사랑의 실천운동 확산을 통해 이를 선교적 창구가 되게 해야 한다. 교회야 말로 민족과 인류의 사랑과 구원의 공동체임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2010년대임을 다함께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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