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학교 도우미 윤종태 장로(안성율현)
36년 공무원 은퇴 후 대안학교 교사로 제2인생 펼쳐

“은퇴 후 해외에서 골프 치는 것보다 봉사하는 삶이 더욱 즐겁지 않을까요? 나라에서, 회사에서 받은 녹을 이제는 다른 이에게 베풀어주고 싶습니다.”
윤종태 장로(안성율현교회·사진)는 30년 넘는 공무원생활을 은퇴하고 대안학교 선생님, 노인복지가로 새 인생을 개척 중이다.
은퇴 5년차 제2인생 1년차
윤종태 장로(63세)는 안성 삼죽면에 위치한 대안학교 아힘나평화학교의 최고령 선생님이다. 올해 초부터 이곳에서 아이들에게 한문과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 그는 지역의 숨겨진 역사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삼죽면에 두들기라는 지역이 있어요. 과거 죄수들이 안성으로 끌려갈 때, 가족들이 슬픔으로 땅을 두드린다는 의미에서 탄생된 말입니다.”
이렇게 그는 숨겨진 우리 고장이야기를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아직도 소년처럼 꿈을 꾸는 윤 장로는 올해로 은퇴 5년차에 접어들었다. 그는 지난 2005년 36년 동안 몸담았던 공무원직을 은퇴했다. 경기도청, 경기도의회 농림수산 특별 전문위원, 경기도 교통연수원 사무국장 등으로 근무하며, 경기도 살림살이를 위해 힘썼다. 은퇴를 앞둔 윤 장로 역시 여느 은퇴자처럼 전국일주 등 평범한 노후생활을 꿈꿨다. 그러나 지난 2007년 ‘행복설계 아카데미’를 통해 생각을 바꾸었다.
행복설계아카데미는 은퇴 후 제2의 삶을 꿈꾸는 사람들을 돕는 인생설계프로그램이다. 윤종태 장로는 동료들을 만나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그러나 필수 과정이었던 80시간 봉사실습을 통해 ‘아힘나평화학교’를 만나며 새로운 인생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건강한 마음과 생각을 가진 아이들이 스스로의 인생을 개척하는 모습에서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은퇴자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저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것이 기분 좋고 감사하기까지 했죠.”
그는 아힘나평화학교에서 연륜과 경험 많은 선생님이 필요한 역사와 한문분야를 맡아 아이들과 수업하고 있으며, 오랫동안의 공무원 생활을 통해 쌓아온 인맥과 행정처리 능력을 십분 발휘해 아힘나학교 운영도 돕고 있다. 간단한 서류작성법부터 대외 홍보까지 그의 역할은 다양하다. 차비 수준의 봉사료를 받고 있지만 아힘나학교를 통해서 얻은 삶의 보람은 값으로 따질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노인 복지에도 적극
교회에서도 그는 봉사에 적극적이다. 특히 교회 노인복지부장을 맡고 있는 윤종태 장로는 최근 80세 이상 어르신 합창단 ‘아름다운 합창단’을 창단했다. 이 합창단은 지난 7월 안성율현교회(최상호 목사)가 주최한 제2회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음악회에서 데뷔무대를 갖기도 했다. 윤종태 장로가 합창단을 만든 것은 외롭게 노후를 보내는 노인들에게 웃음을 되찾아주고 싶어서다.
“노인 문제는 정말 심각한 상태입니다. 삼죽면에만도 40%가 노인이며, 특히 차상위 계층 노인가구가 많습니다. 먹고 사는 것보다 외로움이 큰 문제이죠. 저는 이들에게 웃음꽃을 찾아주고 싶었습니다.”
윤 장로는 이럴 때일수록 교회가 노인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느껴, 노인을 위한 합창단을 만드는 일에 앞장섰다.
사실 윤 장로가 이렇게 노인문제에 관심을 가진 것은 오랫동안 지속된 어머니의 치매 때문이다. 그는 은퇴 후 노인요양보호사, 노인복지 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하며, 자신의 어머니와 또 다른 어머니들의 행복을 위해 적극 나섰다. 그 첫 결실이 ‘아름다운 합창단’이다. 이외에도 윤 장로는 실버타운, 실버스쿨, 도서관 등 노인들과 지역을 위해 많은 비전을 품고 있다. 그렇기에 그의 하루는 너무나 짧고 바쁘다.
세상이 정해놓은 ‘젊다’의 기준은 그에게는 다소 초라하게 느껴졌다.
“은퇴자들이 더욱 봉사를 해야 합니다. 그동안의 익혔던 능력을 바탕으로 세상에 이익이 되고 본인에게 즐거움이 되는 방법을 찾아봅시다. 그것이 가장 멋진 은퇴자의 모습 아닐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