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27일은 교단에서 정한 순교자기념주일이다. 순교자기념주일은 교단 순교자들의 헌신의 삶과 신앙을 기억하며 이들의 순교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지난해 총회 결의에 따라 올해로 두번째 시행하는 것이다.

본 교단은 일제시대 교단이 해산되는 탄압을 겪었고 한국전쟁 때는 공산세력에 의해 주요 지도자가 납북되었다. 두암교회, 병촌교회에서는 성도들이 집단으로 순교했고 섬마을 복음전도자로 헌신했던 문준경 전도사는 갯벌에서 죽임을 당했다. 이들을 포함해 교단 순교자는 180여명이 이르며 이들 순교자들의 신앙과 헌신은 한국성결교회 성장의 든든한 밑거름이 됐다.

순교는 아니지만 우리 성결교회는 복음을 위해, 교회를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다 순직한 사역자들도 적지 않다. 목회 현장에서 사역하다 과로로, 사고로, 병을 얻어 죽기도 하고 해외선교지에서 풍토병으로 많은 이들을 가슴 아프게 했다. 특히 부모를 따라 이역만리의 선교지에서 살아가던 어린 자녀들의 죽음을 가슴에 묻는 일은 모든 성결인을 안타깝게 했다. 이들의 신앙이야말로 순교를 각오한 신앙이며 이 시대 순교신앙의 계승자라 할 것이다.

순교자 기념 주일을 맞아 우리 성결교회는 다음의 몇 가지를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째, 순교 정신의 계승이다. 본 교단은 80년대 후반에 들어서서 교단 차원에서 기념사업회를 구성해, 교단 차원의 순교기념사업을 전개했다. 순교지를 조성하고 순교기념탑을 세웠으며 순교기념교회를 세워 순교자들의 헌신을 기념했다. 이후 순교기념사업은 2000년대 부터는 역사편찬위원회를 통해 전개되고 있으며 역사적 재고찰, 순교지 보수, 복원 등이 논의,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순교사업은 순교기념관 건립과 같은 사업적 측면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순교기념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순교정신의 계승의 문제이며 이것이 교단적 관심 사안이 되어야 한다. 현재 진행하는 기념관 건립과 함께 교단 차원에서 순교기념관 건립과 함께 순교정신의 계승을 위한 다양한 기획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오늘의 성결신앙을 성숙시키는 계기를 삼아야 할 것이다.

둘째, 통일적인 순교기념사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교단의 순교사업은 문준경 전도사 순교기념관 건립에 치우쳐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문 전도사 기념사업은 여성 전도사란 점, 증도라는 지역적 분위기, 교계 안팎의 관심 등 명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문 전도사 기념관 건립이 중요하다고 해서 다른 곳이 방치되어서는 안된다.

교단 순교자는 박봉진 목사와 납북 지도자 등 여러 명이고 순교지 또한 임자진리교회, 하리교회 등 여러 곳이 있다. 이들 모두에 대한 교단적인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문 전도사 순교기념관 건립과정에 이들 순교지 관계자들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힘써야 하고 기념관 건립 후 순교지 보수와 관리 문제 등에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역사편찬위원회를 중심으로 이러한 논의가 지금부터 시작되길 기대해 본다.

셋째로, 문준경 기념관 건립 등 순교기념사업에 대한 전국교회와 교단적 관심이다. 현재 문준경 전도사 기념관 모금이 진행되고 있지만 기대만큼 모금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단 총회비 증액을 통해 지원도 되겠지만 전국교회와 성도들의 귀한 헌금은 다른 어느 것에 비해 더욱 중요하다.

올해 순교기념주일을 좋은 계기로 살려 개별 교회 차원에서 순교 정신 계승을 위한 다채로운 사업이 전개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교회와 성도들의 귀한 헌금이 기념관 건립에 드려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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