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인천에서 전도사 생활을 하다가 1997년에 도미 길에 올라 현재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서 이민 교회를 섬기고 있다. 이민 교회의 목회자는 성도들의 삶과 가깝다. 유학기간 중에 교회 부교역자로 봉사하고 낮에는 각종 직업을 갖으며 학비를 조달하곤 했다. 페인팅, 신문배달, 세탁소, 편의점, 샌드위치 가게, 목수일 등 성도들의 삶의 현장을 경험하다 보니 성도들의 애환을 더 가슴깊이 이해할 수 있다.

주님께서도 노동을 하셨고 제자들과 동고동락하셨던 것처럼, 나도 이민 목회자로서 불필요한 권위의식을 내려놓는 자유함을 얻었다. 이 시대의 리더의 진정한 권위는 웅변이나 학위, 혹은 카리스마적인 기질을 통해서 조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성결하고 희생적인 삶을 통해서 잔잔한 감동을 줄 때 사람들(followers) 속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이민 목회를 하면서 자녀들을 위한 한글학교를 열고 있다. 한국에서는 어린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려고 난리이고, 미국에서는 한인 자녀들에게 한글을 가르쳐서 이중 언어능력을 키워주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참 아이러니하다. 그래서 요즘 기도하기를 미국에 있는 교회들과 한국에 있는 교회들이 서로 자매결연 하여서 여름방학 마다 자녀들을 서로 교환교육 시키면 언어적, 신앙적 효과가 크겠다는 생각을 한다.

안디옥 교회와 바울이 선교 여행 중 개척한 소아시아의 많은 교회들은 서로 자원과 인력을 교류하며 매우 효과적인 협력을 이루어 나갔다. 내년에는 미국 땅에 성결교회가 세워진지 30년이 된다. 이민목회가 본국에 비해 많은 애로사항이 있다고는 하지만 안디옥 교회 같은 교두보의 역할이라고 믿고 보람을 느낀다.

하나님께서는 왜 예수 잘 믿는 우리 민족을 세계 곳곳에 진출하게 하실까? 현재 재외 동포의 총인구가 7백만 명에 육박한다. 미국, 캐나다 등 영어권에 있는 한인들만 해도 25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미국 232년 역사상 최초로 유색인종이 대통령이 되었다. 미국을 포함해 세계는 빠른 속도로 다문화권으로 변화되고 있다.

서반아어와 더불어 영어는 바울 당시 헬라어와 마찬가지로 세계 각국에 복음을 전할 수 있는 통용어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자녀들을 영어권 국가에서 최고의 교육을 시킬 수 있다는 것은, 바울 같이 잘 준비된 글로벌 리더들을 배출하고자 하는 하나님의 계획이라고 확신한다. 마찬가지로 우리 자녀들은 한국교회의 영성, 유창한 영어, 제3세계에 거부감이 없는 아시아인의 외모, 그리고 미국 시민으로서의 특권을 가지고 우리 1세들이 하지 못했던 엄청난 리더십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이제는 우리 자녀들을 국제 감각을 지닌 성결인으로 키우고, 교단도 국제무대에서 자유롭게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글로벌 성결교회로 업그레이드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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