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벗 삼은 전원교회 … 산장처럼 아름다운 자태
영성수련·휴양지로 안성맞춤 … 전국교회 수련회 터전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 건너편에 고즈넉하게 자리 잡은 월악교회는 마치 산장같다. 월악산이라는 커다란 산을 등에 지고 교회 앞과 옆에는 맑은 계곡을 안고 있어, 산중 펜션처럼 보인다. 또 넓은 마당 한쪽에 수백년된 느티나무 세 그루가 교회를 지키고 있어 친근하면서도 푸근한 인상을 풍긴다.

   월악 두메산골 속 성결교회

지붕 위에 십자가나 교회 입구에 ‘월악성결교회’라는 나무푯말이 없었다면 이곳을 교회라고 생각하긴 쉽지 않았을 듯 싶다.

월악산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월악교회에는 인적이 드문 탓에 짙은 녹음과 계곡에서 흐르는 시원한 물소리 외에 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달이 뜨면 산중에 걸린다는 ‘월악’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첩첩 산중 두메산골 교회이기 때문이다.

산속 펜션 같은 교회 별관
유럽풍 조립식 건물로 지어진 월악교회는 작은 예배당과 별관인 ‘로뎀나무그늘’로 구성됐다. 예배당은 단층으로 규모가 작다. 내부 모습도 여느 교회와 비슷하다. 오래된 예배당을 리모델링했기 때문에 교회당 내에서는 시골교회의 아기자기한 모습 외에 특별함은 없다.

월악 두메산골에 자리잡은 영혼의쉼터 월악교회와 수련관 로뎀나무그늘

사실 월악교회는 건축적인 미학이 있는 곳은 아니다. 평범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독특한 건축물도 아니다. 월악산이라는 큰 산 속에 안겨 있고 주변 풍경에 녹아 있어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다. 이렇게 월악교회는 주변 자연경관과 어울리면서 비로소 전원교회의 아름다움을 갖추게 됐다.

그러나 한때는 두메산골 교회로 거의 방치되다시피 됐다. 예전부터 수양시설로 이용되기는 했지만 낡고 허름했던 교회는 2007년 교회당 리모델링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 교회당 옆에 별관 ‘로뎀나무그늘’을 신축하면서 산촌 전원교회로 한 단계 더 발전한 것이다.

로뎀나무그늘은 산장이나 펜션같다. 깨끗하고 넓은 거실에 나무 발코니, 다락방이 운치를 더한다. 화장실과 샤워시설, 주방시설도 별도로 갖추고 있어 한번에 30~40명이 이용할 수 있다. 본당까지 활용하면 100명 규모의 수련회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월악산의 청정 자연환경과 어우러져 고기 잡기, 물놀이, 등산 등 도시에서는 하기 어려운 체험들을 마음껏 해볼 수 있다. 지난 여름에도 8개 교회가 이곳에서 심신과 신앙을 수련했다. 

이철남 목사는 “수양시설로는 자주 이용되었지만 시설이 워낙 좁고 낡아서 교회당을 전면 수리하고 수양관을 건축하게 되었다”면서 “물 맑고 공기 좋고 산이 좋은 곳이니 신앙 수련이 저절로 된다”고 말했다.

▲ 교회와 로뎀나무그늘의 내부 모습

수련회·기도모임 적극 활용 요청
그렇지만 월악교회는 교회당을 리모델링하고 수양시설을 보완하면서 상당한 부채를 안게 됐다. 텅스텐 광산이 있을 때는 도시 못지않게 사람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모두 떠나고 없는 산촌에서 건축비 1억원의 압박은 너무 컸다. 30명 남짓한 성도들 대부분은 70세 이상 노년층이다.

이런 형편에서 월악교회는 매달 이자만 70여만원 납부하고 있다. 교회를 재건축한 후 이 목사는 50만원에 불과한 사례비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도심 교회들의 각종 수련회와 기도모임 등을 위해 수련시설을 갖춘 만큼 도시 교회들의 도움을 바랄 뿐이다. 

여름 한철이 지나면서 다시 평범한 시골교회로 돌아온 월악교회는 햇살 아래 한가롭기 그지없다. 새로운 계절의 옷을 갈아입을 준비도 한창이다. 주변의 환경에 따라 변신하는 월악교회는 가을에는 울긋불긋 단풍과 겨울에는 하얀 눈꽃, 봄에는 야생화로 치장하면서 사계에 따라 아름다움을 달리한다. 우리의 지친 영혼에 햇살처럼 다가와 어서 오라라고 손짓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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