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정진경 목사는 우리 교단 뿐 아니라 한국교회의 존경받는 원로였으며 이 민족의 현대사에서 진정한 어른이었던 분이다. 하나님과 사람을 사랑하였고, 온유한 마음으로 목양하며, 바르지만 균형을 잃지 않는 복음적 신앙으로 교회를 이끌어 가신 분이었다. 크고 넓은 시야로 세상을 보는 안목과 길게 내다보는 생각으로 미래를 바라보면서도 작은 것을 소홀히 하지 않는 섬세함과 자상함을 동시에 지니신 분이었다. 스스로 주장하거나 강요하지 않고 하나님을 신뢰하며 기다리는 미덕을 지닌 분이었다.

신학적 차이와 이해관계를 넘어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에 기여함으로 바른 교회정치의 모범을 보여 주었으며 권위주의와는 거리가 먼 부드럽고 겸손한 자세로 영적인 권위를 지닌 분이었다. 한국교회의 모든 지도자들과 성도들이 그 분의 떠남을 아쉬워하며, 이 사회의 그늘진 곳을 보듬었던 따뜻한 사랑의 손길을 그리워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는 한국교회 전체를 목양하는 큰 목자로, ‘목사의 목사’(Pastor of pastors)였다. 그 분은 목사의 사표(師表)이며 또한 목사에게 의지할 목사가 되어주셨다. 그러나 그 분이 떠난 간 뒤에 아쉬움이나 허전함으로만 기억한다면 그 분의 뜻을 욕되게 할 뿐이다. 35세의 나이에 15불을 가지고 유학의 길을 떠나면서도 “목적이 분명하면 길은 열린다.”라고 하신 그 분의 진취적인 자세를 본 받아야 한다.

언제 어디서나 ‘예’와 ‘아니요’를 분명히 하여 성경의 말씀대로 행하는 것이 십자가를 지는 것이며 오늘의 순교라는 가르침을 기억하면서 살아야 한다. 그래서 ‘큰 바위 얼굴’ 같은 그 분을 바라보며 그를 닮아가는 가운데 나이와 경륜을 따라 다시금 목회자를 목양할 영성과 덕성, 인격을 가진 ‘목사의 목사’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벌써 그 분의 해맑은 미소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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