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호 장로, '만남과 교류의 미학'

강사: 이성호 장로(연세대 교육학과 교수, 신촌교회)
하나님의 은혜로 연세대 교육학 교수로 1975년부터 35년간 제직했다. 이제 퇴임을 2년 반 앞둔 시점에서 많은 학생을 만나고, 30여 년간 학생을 가르치면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된다.
첫째는 요즈음 학생들이 버릇이 없고 기본이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기본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나라와 가정이 망가지고 있다. 윗사람을 공경하지도 않고 인격도 기대할 수 없다. 둘째는 사고력이 약하다는 것이다. 4∼5세경에는 영재인줄 알았던 아이들이 초·중·고를 거치면서, 생각의 힘이 약해지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셋째는 타인과 관계를 맺을 줄 모른다는 것이다. 이기적이고, 개인적인 문화가 팽배하며, 배려심이 없다. 같은 과 학생들 이름도 모르고, 심지어 MT와 졸업여행 등도 피하고 있다. 즉 만남과 교류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번 에듀포럼의 주제를 ‘만남과 교류를 통한 아름다움’으로 정하게 되었다.
가족해체와 혈연의 의미가 약화되고 이혼 등이 팽배하는 혼란과 무질서의 시대에, 이런 세태 가운데서도 믿는 사람은 무언가 달라야 한다. 신앙인은 타인의 모범이 되어야 하고, 예수님을 믿는 향기가 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학자의 입장에서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한다.
교사의 기본자세를 조언하면 많이 말하지 말라는 것과, 아이들 말을 끝까지 경청하라는 것이다. 만남과 교류의 핵심도 대화이며, 교육의 기본이며, 창의적인 사고력을 키우는 핵심도 대화인 것이다. 마태복음에서 나오듯이 예수님도 제자들과 대화하셨다. 좋은 교회, 가정, 친구, 이웃들을 만나는 기쁨도 대화가 기본이 되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대화의 세 가지 기본자세를 말씀드리고자 한다.
대화의 기본자세는 첫째는 의도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회의와는 구분되어야 한다. 이야기를 일부러 시간에 맞춰서 주제를 끄집어내어서는 안 된다. 의도적인 대화가 되지 않을 때 부모가 자녀와의 눈높이가 맞춰지게 되며, 자녀의 입장에 동화될 수 있다.
둘째는 대화를 통해서 상하관계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부모와 자식관계뿐만 아니라, 친구사이에도 상하관계가 정해진다. 하나님처럼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 한사람만 있어도 그 사람은 행복한 것이다. 교사가 학생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면, 아이들이 스스로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점도 찾게 된다. 부모님도 본인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면 부모님의 감정이 정화되고, 결론과 화해점을 스스로 찾아간다.
셋째는 마음을 실은 대화를 해야 한다. 온몸으로 가슴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를 할 때 진심이 전해진다. 마음이 담긴 한 마디의 말이 중요한 것이다.
넷째는 사람은 스타일이 다르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사람을 다르게 만들어 놓으셔서, 인지와 지각, 사물을 바라보는 자세가 다르다. 대화도 마찬가지이다. 귀납적으로 이야기하거나 연역적으로 이야기 할 수 있으며, 말을 잘 못하는 사람이 말 한마디에 100가지의 의미를 담고 이야기 하는 경우도 있다. 반면에 한 가지 뜻을 100마디의 말로 하는 사람이 있다. 자녀에게 대화할 때도 부부가 한명은 구체적으로, 한명은 추상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은 대화의 방법이다. 그렇기에 구체적인 대화와 추상적인 대화를 잘 맞추어 가는 사람이 성숙된 대화의 자세를 가진 사람이다.
마지막으로 만나고 교류함에서 있어 상대방을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하나님께서는 각 사람이 필요하기에 만들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같은 나라에서도 외모, 고향, 자동차와 교회의 크기 등으로 사람들을 구분하는 자세는 옳지 않다. 성적이 우수한 아이만 편애하는 부모의 자세도 바뀌어야 한다. 교회학교의 교사들도 모든 아이들이 하나님께서 만드신 귀한 아이로서 존중하는 자세가 대화의 기본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