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하며 전도하는 여자

신한나는 한춘경 전도인 가족과 함께 마을 사람들을 찾아가 전도했지만 효과가 별로 없었다. 마을 사람들은 농사일에만 마음을 쏟았고, 또 조상 때부터 믿는 유교를 버리고 서양종교 예수교를 믿는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어서 외면했다. 한나는 마을 사람들이 의외로 고집이 세다는 것을 알고 자기 힘으로는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열심히 기도했다.

“하나님 아버지. 어떻게 하면 전도할 수 있어유? 나를 도와 주세유” 그녀가 기도 중에 문득 깨달음이 왔다. “그렇지. 전도는 말로만 해서는 안 돼. 사람에게 일을 잘 도와주면 고마워할 때 그 때 전도하면 잘 될 거야.” 그녀는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를 깨달았다.

마을에 전부터 지체 높은 최 진사가 살았는데, 그 집 딸 최진숙은 마을에서 제일가는 처녀였다. “최진숙을 예수 믿게 하면 마을 사람들이 많이 예수를 믿게 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그녀는 진숙의 집 앞을 자주 갔다가 집에서 나오는 진숙이를 만났다.

“최 선생님. 내가 도울 일이 없어유?” 몇 번 본 일이 있는 곱게 생긴 아주머니가 자기를 선생님이라고 부르자, 처음 들어 본 경칭에 어색하면서도 좋았다. “내가 왜 선생이어요?”, “아, 훌륭한 학교도 나오고, 또 부모님께 예의범절도 잘 배웠으니, 우리를 가르칠 만 하지유. 그러니께 선생님이지유”, “그래요? 참, 아주머니는 바느질 솜씨가 좋다지요?” “잘 하진 못해도 정성껏 하지유. 무슨 일이 있어유?”, “나흘 후에 우리 어머니 생신인데, 옷 한 벌 해드리려 해요.”, “잔치도 하는가유?”, “잔치는 안해요. 그래서 제가 옷 한 벌 잘 지어드리려고요.”, “참, 효녀시구만유.” 이날 한나는 최 양의 집에 가서 최 양의 어머니 몸매를 먼발치에서 살폈다. 그리고 최 양에게 돈을 받아 읍에서 비단 옷감을 사서 집에서 열심히 바느질을 했다.

보통 일주일 이상 걸리는 바느질을, 한나는 사흘에 마쳤다. 흰색 비단저고리와 검은색 비단치마를 입은 최 양의 어머니는 아주 귀부인의 귀티가 났다. 옷이 날개였다. 누구보다 최 진사가 좋아하며 곁에 있는 한나를 보고 딸에게 물었다. “솜씨가 좋구나. 이 여자가 옷을 지었느냐?” 그 말에 한나가 얼른 말했다. “아가씨가 지었어유, 나는 옆에서 거들었구만유.” 그 말에 최 진사가 딸을 대견스럽게 바라보며 흐뭇하게 여겼다.

최 양이 기분이 좋아 공전을 많이 주었지만 한나는 반만 받았다. 이때부터 신한나가 그 집에 자주 드나들며 최 양을 도왔다. 그 집에 단골로 맡기는 침모가 있었지만 최 양은 엄마를 꼬드겨 모든 바느질감 절반을 한나에게 줬다. 값도 싸고 솜씨가 더 좋아서였다. 한나는 최 양의 옷을 여러 벌 그냥 만들어 줬다. 그 옷을 입은 최 양은 더욱 아름다웠다.

“한나 아주머니, 소원이 있으면 말해봐요.”, “소원이 딱 한 가지 있어유. 예수 믿는 거유.”, “예수 믿는 거요? 우리 가문은 유교여서, 이것만은 안되요.”, “나도 전에 유교를 믿었지유. 예수를 믿고 나니, 가난해도 슬프지 않고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불러서 좋아유.”,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불러요?”, “소망의 하늘백성이 된거지유.”, “소망이요?” 최 양은 갈수록 수준 높은 얘기를 하는 한나에게 놀랐다. 한나에게 남이 알지 못하는 기쁨과 확신이 있어서 끌렸다. 

최 양은 주일에 한나와 함께 역리기도소로 갔다. 한춘경 씨의 집에서 5명이 드리는 예배였지만 최 양은 힘차게 부르는 찬송가가 좋고 뜨거운 기도와 설교에 마음이 끌렸다. 그래서 주일마다 열심히 다니자 집에서 알고 핍박을 했지만 몰래 담을 넘어서 예배에 참석했다. 최 양 때문에 마을 처녀 친구들이 여러 명 예수를 믿게 되자 마을에서 핍박이 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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