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15년 7월 6일 요하네스 후스(Johanes Huss)는 42세의 나이로 화형대에 올랐다. 그의 모습은 너무도 당당해서 그를 화형에 처하라고 아우성쳤던 무리들도 일순 숨을 죽일 수밖에 없었다. 높게 쌓아올린 장작더미에 불을 지르자 후스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장작불이 활활 타오르자 후스는 비명 대신 조용한 음성으로 한 마디를 쏟아냈다. “Oh, You are holy simplicity!”

▨… 후스는 서른 여섯, 젊은 나이에 라이프지히 대학의 초대 총장이 되었다. 그의 앞길에는 출세와 영달이 보장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신앙양심을 속일 수 없었다. 십자군 전쟁을 독려하는 교황을 향하여 무력을 사용할 권한이 교황에게 없음을 선언하였다. 교황이 판매한 면죄부에 대해서도 그것은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정면도전하였다. 그 결과가 무엇일까를 예측하면서도.

▨… 교회는 순교자의 피를 마시며 자라왔다는 말이 있다. 우리 성결교회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비단 순교자의 피만 이겠는가?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희생을 감수한 많은 성결인들, 자신이 손해보면서, 출세와 명예를 포기하면서 십자가를 지킨 많은 성결인들에 의해서 오늘의 성결교회의 토대는 이루어졌다. 그 많은 성결인들 가운데 이름없이 포함된 평신도들을 성결교회는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 언제부터인가 장로들이 교단을 분열시키고 장로 정치로 인해 교단이 시끄러워지고 있다는 투의 화살이 누군가에 의해 시위당겨지고 있다. 한국성결신문은 장로들이 만드는 신문이라는 어거지도 그 화살 가운데 하나이다. 그러나 모든 성결인들은 알고 있다. 시간과 사재를 털어 교회의 발전을 위해 말없이 노력해온 많은 사람들의 선두에는 언제나 장로들이 있었음을….

▨… ‘holy simplicity(거룩한 단순성)’의 만행은 언제나, 어디에서 있었다. 출세와 영달에 혈안이 된 사람들은 후스를 화형시킨 교황처럼 신앙의 상식선도 배제했던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세계교회의 과제는 평신도를 어떻게 동력화하는가에 집중되어 있다. 우리는 제40회 장로수양회가 장로들 마저 분열시키려는 거룩함을 빙자한 단순성의 무지를 극복하고 성결교회 발전의 길을 열어줄 것을, 화형대와는 상관없는 우리시대의 후스를 탄생시켜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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