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음화 위한 여성리더십 절실
여성 민간 성직자 활용 등 대안 모색

흔히 남성들만의 공간으로 인식되어 온 우리나라 군대에는 현재 4000여명의 여군이 있다. 여군 수가 점차 증가하고 적극적으로 여성장교들을 양성해 가는 시점에서 여성군목 제도의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현재 군 내에는 신병교육 기관을 포함, 1004개의 진중교회가 세워져있으나 군종목사는 260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더욱이 현재 군종목사는 남성들로만 구성돼 있다. 그러나 병역법 시행령 제118조 ‘군종 분야 현역 장교의 선발기준 및 절차’에도 ‘학사 이상 학위를 가진 자로서 목사, 신부, 승려, 그 밖에 이와 동등한 직무를 수행하는 자의 자격을 가진 사람’으로 나와 있는 만큼 여성이 군종 사관후보생 시험에 응시하지 못하는 제한 규정은 없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로회신학대학교 모 여학생이 군종 사관후보생 시험을 응시했다가 국방부 허락을 받지 못한 사례는 아직 군종 분과에서만큼은 여성들의 참여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국방부가 여성 군종 사관후보생을 받지 않으려하는 것은 현재 군종을 파송하는 11개 교단 중 절반이 여성안수를 시행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군선교연합회(이사장 곽선희 목사)는 지난 5월 열린 제9회 군선교 심포지엄에서 여성군목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사회 모든 분야에서 양성평등이 강조되는 시점에 복음을 전하고 장병들을 돌보는 일에 여성군목의 활동을 제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남성 군종목사 목회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보충해줄 수 있는 협력자 △여성의 섬세함과 상담자로서의 리더십 △여군들의 복지 등을 감안할 때 여성군목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지난 8월 17일 열린 장신대 여동문회 수련회에서 강연한 이종윤 목사(서울교회)도 “남녀가 하나님의 동일한 형상을 따라 지음 받았다는 점에서 남녀 사이의 차별은 없다”며 “21세기 선교에 여성의 힘이 교회 안에서 활성화되어야 하는 것처럼 군에서도 역시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여성군목 제도의 도입을 촉구했다.
현역 육군 기독장병들 설문조사 결과 절반 이상(54%)이 여성 사역자의 군내 사역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특히 모성애를 통한 상담사역을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타 종교에서도 여성을 활용한 군선교 활동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주교의 경우, 여성 사제제도가 없지만 수녀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활동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군에 군종을 파송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은 원불교도 여성 수도자를 여성군종 장교로 파송할 계획을 갖고 있어 가장 먼저 여성 군종장교를 배출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우리나라의 여성군목 제도의 도입에 앞서 여성 민간 성직자를 활용하는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여성 민간 성직자는 전체 727명의 7% 수준인 51명이다. 이들은 목사나 전도사로서 민간인 신분으로 군인교회의 담임교역자로 활동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