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위해 간 70% 이식한 아들사랑 '감동'
권 목사 간병화 투병…후원과 기도 여전히 필요
화제의 성결인/생명나눔 권삼목 목사·희중 부자(인천 성문교회)

죽음의 문턱에 들어선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간을 떼어준 아들이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권희중 씨(32세)는 지난달 3일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7시간이 넘게 아버지 권삼목 목사(인천 성문교회)에게 간을 이식하는 대수술을 했다.
“이식이 가능하다고 해서 다행이다 싶었어요. 다들 수술하는 게 겁나지 않았냐고 묻는데 아버지 살릴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쁘기만 하던걸요.”
건장한 청년이지만 간의 70%를 떼어 내는 수술은 희중 씨에게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수술실에 들어설 때도 수술 후에 깨어나면서도 까맣게 타들어간 아버지의 마른 얼굴만을 떠올렸다고 했다.
“아버지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 밖에는 없었어요. 수술직전에는 문득 혼자라는 외로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아버지를 위해 생명을 나눌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라요. 아버지께 받은 생명 조금 나눴을 뿐이에요”
어머니 최종숙 사모는 그런 아들이 너무 대견스럽고 또 미안한 마음이 가득했다. 남편이 살 수 있다는 기쁨 반,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 반으로 누구보다 괴로움이 컸다.
최 사모는 “남편과 아들이 한꺼번에 큰 수술을 한다는 건 경험하지 않으면 모르는 큰 아픔”이라면서 “자식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 모습을 보던 희중 씨는 “전 괜찮아요. 아버지가 빨리 일어나셔야 하는데 그게 걱정이죠” 라며 오히려 어머니를 위로했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난지 한달여. 현재 희중 씨는 어느 정도 회복이 되었지만 올해 67세인 권 목사는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권 목사는 빨리 자리를 털고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과 확신을 갖고 있다. 비록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왔지만 아직 남은 목회사명을 끝까지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목회사명을 끝내려면 아직 2년 반정도 남았어요. 몸이 아프다고 중도에 포기할 생각은 없어요. 훌훌털고 강단으로 다시 돌아갈 생각입니다” 권 목사는 아직 완전히 기운을 차지리 못했지만 목회사명에 대해 얘기할 때는 눈빛을 반짝였다.
권 목사는 20년 전 인천에 천막을 치고 성문교회를 시작, 지금껏 한결같은 정성을 쏟아 목회를 꾸려왔다. 원래 교회가 작으면 목사의 손길이 더 필요한 법. 건강을 돌보지 않고 교회살리기에 매달려온 지난 20여년 동안 그는 서서히 건강을 잃게 됐다. 급기야 2006년에는 간경화 판정을 받고 힘든 치료를 시작했다. 당시 독한 약을 오래 쓰다보니 상태가 호전되기는 커녕 점점 몸은 쇠약해져갔다. 그러던 중 최근 상태가 악화되어 일산 국립암센터로 진찰을 받으러 갔다가 간경화 말기라는 천청벽력과 같은 진단을 받았다. 치료방법은 장기이식밖에 없다고 했다. 이 소식을 들은 희중 씨가 망설임 없이 간 이식에 나섰고 가족 사랑으로 권 목사는 두 번째 삶을 살아가게 된 것이다.
아들 희중 씨에게도 큰 변화가 찾아왔다. “이전에는 장기기증이나 생명나눔 같은 것을 한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는데 누구나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희중 씨는 “무엇보다 일상적인 생활도 감사하게 되었어요. 당연하게 여겼던 모든 것들이 너무 감사한 축복이란 걸 느낀다”며 밝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생명까지 내어주는 위대한 사랑으로 고난을 이겨낸 권 목사 가족의 이야기는 봄 햇살처럼 따뜻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