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을 위한 장치
하나님을 떠나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주인이 된 개인의 주체성이 극대화된 이 시대에 설교의 ‘선포’라는 권위적 접근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설교자는 더 이상 선포가 아닌 설득의 자리로 나아가야 한다. 회중을 설득하려는 가장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는 논증(Argumentation)이다.
논증이란 옳고 그름을 이유를 들어 밝힘, 또는 그 근거나 이유의 목적을 밝히는 것이다. 논증은 듣는 회중의 태도나 마음을 변화시키는데 있다. 이 방식은 특히 존 칼빈과 찰스 피니가 즐겨 사용하였는데 설교에서는 누군가를 예증으로 끌어내는 형태를 많이 사용한다. 즉 유명인사의 예화나 어록을 인용함으로 설교자가 말하려는 내용의 권위를 세우는데 중요한 증거로 사용한다. 논증에는 설교자가 자신과 맞지 않는 것을 강하게 드러냄을 뜻하는 책망, 훈계, 공적인 질책 직접적 논증과 연역, 귀납, 비유 사용 등 추론의 방법을 동원하는 간접적 논증으로 구별할 수 있다.
이밖에도 다양한 형태의 특수 논증들이 있는데 원인으로부터 결과로 추적해 들어가는 인과론, 결과로부터 원인을 소급해가며 설명하는 과인론, 강한 본보기로부터 약한 본보기로 옮겨가며 설명하는 유력논증법, 바울의 아레오바고 설교에서 볼 수 있듯 이미 다 공유하고 있는 사실로부터 시작하는 인지 논증법, 바울의 부활논증에서 보여준 것 같은 제한 논증법 그리고 원인보다는 개인적 흥미, 편견, 감성에 호소하는 대인 논증법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회중을 설득함에 있어 보다 효과적인 방식은‘예증’(Illustration)의 방법이다. 예증이란 어떤 사실에 대해 실례를 들어 설명하는 방식을 말한다. 예증에는 크게 일화/비화와 비유로 나눌 수 있다. 일화 혹은 비화란 어떤 흥미있는 인물이나 상황에 관한 짧은 이야기를 의미한다. 흔히 설교에서 많이 등장하는 예화가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예화란 엄밀히 말하면 설교 핵심 메시지의 시녀이자 종이다. 예화는 설교자의 목표가 아니라 목표에 도달하는 한 과정일 뿐이다. 가장 좋은 예화란 그 예화를 떠올리는 순간 자연스레 설교자의 핵심 메시지가 연결되는 그런 예화이다.
설교에 있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설명이다. 설명은 본문을 열어젖히는 기능(open text)을 하는 것으로 각각의 단어, 어원, 본문의 전후 맥락, 구나 문장, 해당되는 교리, 신학적 언명, 문화적, 지리적, 역사적 배경 등이 설교에서 설명의 대상이 된다. 설교의 설명은 항상 새로운 정보라는 전제를 충족시킬 때 그 본래의 순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많은 설교자들에게 깊이있는 주석적 작업이 요구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설명의 방식에 있어서는 단순한 나레이션, 이야기를 현재적인 것으로 되살려내는 스토리텔링 성경의 각 부분을 교차적으로 언급해가며 설명에는 교차 설명(cross-reference from Scripture) 그리고 두 세 개의 본문이나 해당 자료를 비교하는 비교설명(Comparison)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