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 40편 담겨
‘선교는 함께 있어주는 것’·한 단계 낮춰 사는 삶 권면

지구촌 땅 끝까지 가서라도 복음을 전해야 하는 사람. 그들은 선교사다. 복음으로부터 철저히 격리된 곳에 가서 교회를 개척하는 선교사인 박태수 선교사는 전쟁이 한창인 아프간에서부터 신들의 나라 인도, 무슬림의 영향이 확대되고 있는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에 이르기까지 멈춤 없이 자신의 발걸음을 내딛는다.

그는 이들 나라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들의 고통을 보며 눈물을 쏟아내고 그들을 위해 기도한다. 그 과정에서 그는 자신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역하심을 체험하며 헌신을 다짐한다. 그의 발걸음의 기록인 ‘보이지 않는 세계가 더 넓다’(홍성사)를 읽다보면 그가 만난 사람들과 그들과 나눈 삶의 이야기에서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지뢰에 다친 한 남자아이의 고통을 함께 느끼고, 신발 선물에 ‘슈크란(감사합니다)’고 조용히 다가온 어린아이의 살가움을 경험케 된다. 가족을 살리기 위해 아이를 팔아야만 하는 부모, 카스트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딸을 죽여 가문의 명예를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하나님’을 절로 부르게 한다. 없다.

불가촉천민인 빠뿌의 소망, 5년간의 기도를 보시고 교통편을 바꿔 선교팀을 이끄신 하나님의 사역은 감동을 준다. 슬쩍 두고 온 ‘예수’ 비디오테이프로 한 마을이 변화되는 이야기는 선교의 주체가 결코 선교사가 아니며 하나님이 만들어가는 역사임을 고백할 수밖에 없게 한다.

박 선교사는 하얀 피부에 구경꾼들에 둘려 쌓이기도 하고 죽어가는 아이들을 부여잡고 기도하며 복음전도가 너무 늦었다는 자책감에 눈물 흘리기도 한다. 쓰레기 더미 위에 시체와 같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를 도우소서’라는 영혼의 부르짖음에 시달리기도 했다.

슬픈 이야기에선 눈물을 삼키며, 턱 막혀오는 답답함에 책을 덮고 한참을 멍하게 있어야 했다. 체험이 녹아있는 40여 편의 이야기를 통해 박태수 선교사는 ‘책임 있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우리에게 요구한다. 그의 부탁은 간단하다. 잃어버린 사람에 대한 기도, 세상 평균보다 한 단계 낮춰 사는 삶, 가능하다면 직접 가서 섬기고 도우는 삶을 살라는 것이다.

그는 누구도 가지 않았기에 갔고, 가지 않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알지 못한 채 삶을 마감한다는 생각에 오늘도 바쁘게 움직인다. 지금에 이르러 그는 선교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있어 주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그들의 삶 속에 들어가 함께 웃고 웃으며 섬기는 자로 어우러졌을 때 삶을 통한 메시지가 전해진다는 것이다.

박 선교사의 ‘여행’은 아직도 계속된다. 그의 여행은 그의 생명이 다하거나 주님 나라가 이 땅에 충만하게 임할 때 끝날 것이다.<박태수/홍성사/263쪽/1만1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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