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농사를 짓고 사는 촌로의 소에 대한 사랑과 주인의 배려와 사랑에 자신의 전체를 바치는 노쇠한 소의 이야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가 200만 관객을 동원한 가운데 그 영화 촬영지인 경북 봉화마을의 관광지화 계획이 알려지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있었다.

영화 흥행의 힘을 빌려 촬영지를 상업화하려는 것은 제작 의도와 어긋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주인공 할머니는 오히려 단체가 시간 맞춰서 온다면 좋지, 화장실도 변변치 않은데 하고 걱정까지 하셨다는 글을 읽었다. 자신들의 일상이 관광객들에 의해 지장을 받아도 좋다는 말이다.

작년 연말의 일이다. 우리 황토방교회도 서울서 단체 관광객이 왔었다. 관광버스 1대에 어린이 22명, 어른 6명이 타고 내려왔다. 그들의 관광코스는 양평 황토방교회와 대명콘도 눈썰매장이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5학년 반 아이들 모두와 그 학부모들인데 방학을 맞아 양평에 사는 선생님 댁을 방문하고 눈썰매장에서 5학년 마지막 추억을 만드는 것이었다. 예수 믿는 교사인 황토방교회 김 집사가 그 절호의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 이미 여름방학에 놀러왔던 아이들이 반 홈피에 올렸던 아름다운 시골교회 전경은 도심에 찌든 아이들의 호기심과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고 어떻게 하든 자기반 전체의 복음화를 위해 안타깝게 기도하던 김 집사의 기도가 하늘에 상달되어 불교신자로 관광버스 회사 사장인 그 반 학부형의 마음까지 움직여 교회개척 이후 처음으로 관광버스를 대절해서 아이들이 단체로 몰려온 것이다.

멀리까지 가서 전하지 못해도 자기발로 찾아온 그들을 결단코 거저 보내선 안된다는 비장한 각오로 목사는 입술이 탔지만 아이들은 일상을 벗어난 자유함 때문인지 끝없이 재잘거리고 행복해 했었다.

그날 하루 학원가는 막중한 일까지 포기하고 양평까지 온 서울 아이들에게 구원의 확신과 천국에 대해 짧은 시간 안에 전해야 하는 버거움도 있었지만 진지하게 경청하던 그들의 눈망울을 잊을 수가 없다. 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 있던 곳인 엄마 뱃속과는 다른 또 다른 세상의 존재, 즉 이 세상 너머에는 영원한 세상인 하나님의 나라가 있음을 전하고 그곳은 오직 십자가에서 우리 죄를 대신해서 벌 받아주신 예수님을 통해서만 갈 수 있음을 혼신의 힘을 다해 전했다.

교회서 준비한 초콜릿과 음료수 캔 한 개 씩 받아들고 그들은 왁자지껄 그렇게 떠들고 떠나갔다. 종일 친구들과 함께 한 눈썰매장의 추억도 잊지 못하겠지만 스치듯 지나간 관광코스였던 황토방교회에서 뿌려진 복음의 씨앗은 언젠가는 싹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

그날 자기 아이들 모습을 비디오에 열심히 담던 엄마들도, 그리고 어릴 때는 교회에 다녔다고 고백하면서 고맙다고 인사하던 관광버스 회사 안주인도, 모든 어린이들도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올 때까지 우리 황토방교회를 그들에게 양평의 관광코스로 개방하기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며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복음을 관광상품으로 그들에게 소개하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사명이 끝나는 그날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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