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사람들 |‘주식회사 6학년 2반’ 석혜원 집사(삼성제일교회)
경제의 실제와 진정한 행복 의미 가르쳐

“아이고 내 펀드, 완전 쪽박이구나.”
지난 해 말, 글로벌 경제위기 당시 사람들은 곤두박질하는 펀드를 보며 같이 고개를 떨궜고 파란색 범벅인 주가현황을 보며 덩달아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올바른 경제관념에 없이 허황된 ‘대박’을 쫓은 결과다. 이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선 ‘자녀 경제교육’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석혜원 집사(삼성제일교회·사진)가 최근 펴낸 책 ‘주식회사 6학년 2반’은 이런 상황에 꼭 필요한 어린이 경제동화다.

필리핀계 은행인 메트로은행의 지점장인 석혜원 집사는 유일한 여성 중견행원으로 입사해 무려 30년이 넘게 은행계에서 일한 베테랑이다.

그런 석 집사가 최근 ‘주식회사 6학년 2반’이라는 어린이 경제 도서를 출판한 것이다. 10년전 초등학생이던 자녀에게 꼭 맞는 경제 책을 선물하고자 직접 집필한 것을 시작으로 벌써 9번째 어린이·경제 관련 서적을 내놓았다.

‘주식회사 6학년 2반’은 CEO를 꿈꾸는 어린이들의 좌충우돌 경영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부제도 ‘CEO를 꿈꾸는 어린이 경제동화’다.

이 책 속에는 CEO가 되고픈 초등학교 6학년 진우와 그를 도와 주식회사 6학년 2반을 운영하는 준영, 보람, 구슬, 규식이 등장한다. 이들은 보통 어린이들과 비슷하다. 모험을 좋아하며, 서로 티격태격하면서도 아낄 줄 안다. 책 속 주인공들도 여느 아이들과 다르지 않지만 올바른 경제관념을 갖고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

‘주식회사 6학년 2반’에는 경제활동의 어려움과 돈의 소중함이 담겨있다. 동화 속 어린이들은 주식회사를 열어 어버이날에는 꽃을 팔고, 자체 운동회도 열어 후원도 받는다. 또 도매상을 돌아다니며 한푼이라도 더 저렴한 물건을 찾아낸다. 이렇게 번 돈은 적금과 예금을 나눠서 저금도 한다.

이처럼 책 속 어린이들의 돈은 부모님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직접 머리를 맞대고, 발품을 판 ‘노동’을 통해서 획득한 것이다. 독자들은 6학년 2반 어린이들의 모습을 보며 돈을 버는 것의 어려움과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다.

또한 책을 읽으면 경제 지식도 배울 수 있다. 책에는 주주, 인재 채용, 손익계산서, 대차대조표 작성법, 배당금 등 어린이들에게 다소 어려운 경제 용어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소설이기 때문에 이러한 전문 용어들이 전혀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또한 매 장마다 ‘톡톡 경제 상식’ 코너를 실어 경제용어와 상식을 세세히 짚는다. 내용의 정확성과 쉬운 접근성 때문에 경제 초보 어른들을 위한 학습서로도 안성맞춤이다.

석 집사는 “책을 통해 어린이들이 협동하는 공동체의 중요성을 발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6학년 2반 어린이들은 서로 의견이 다르거나 차이가 발생하면 토론한다. 이들은 누가 큰 목소리인지로 승부를 결정내지 않는다. 대신 잘못이 있다면 재빨리 인정하고, 잘한 점은 서로 칭찬하는 가장 현명한 인간관계를 쌓아간다. 그리고 이것은 결국 주식회사 6학년 2반의 성공으로 드러난다. 자신의 주장만을 점철하며 사과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어른들이 배워야 하는 자세다.

그러나 석혜원 집사가 책을 통해 가장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돈 보다 더 중요한 가치에 대해서다.
“저는 삶에서 돈이 제일 중요하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값비싼 보석, 명품을 통해 행복하다고 느끼지도 않습니다. 다만 경제생활이란 사는데 풍요롭기 위한 하나의 선택일 뿐 그것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초등학생 때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어려움을 겪었을 지라도, 중학교부터 대학교 때까지 장학금으로 겨우 학업을 마칠 수 있었을 지라도, 또 남편의 사업실패로 힘겨웠을지라도, 돈은 그녀의 삶을 장악하지 못했다. 바로 이러한 모든 역경을 극복해 더 크게 사용하시려는 하나님의 귀한 섭리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것이 돈보다 더 귀한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석 집사는 “책 속 경제교육은 재테크 교육이 아니라 하나님의 세상을 조금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일 뿐”이라고 언급했다. 또 하나님 안에서는 책 ‘깨끗한 부자’처럼 남에게 해되지 않고 건강한 경제생활을 운영해야 하며, 이것을 가르치는 것이 책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책 ‘주식회사 6학년 2반’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식회사 일꾼들은 배당금을 지불한 나머지 수익을 학교 도서관에 책을 기증하는 데 사용한다. 하나님의 섭리와 사랑을 아는 석 집사는 앞으로도 진정한 행복을 담는 경제도서를 집필할 계획이다. 

한편, 석혜원 집사는 서울대학교 가정관리학과(현 소비자아동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메트로은행 서울지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은행원이면서 경제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석 집사는 ‘용돈 좀 올려주세요’를 비롯해 9권의 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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