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대책 ‘한톨나눔축제'’ 청소년 봉사체험
사랑과 나눔 몸으로 실천 … 아프리카 등에 보낼 선물 제작


‘한톨의 작은 씨앗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신앙인이라면 누구나 겨자씨만한 믿음이 이 산을 들어 저리로 옮긴다는 것은 알지만 사실 이 질문에는 ‘아니오’가 먼저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청소년들의 뜨거운 열기가 피어오르던 지난 한톨나눔축제에서는 한톨의 씨앗이 만들어낼 변화에 대한 소망이 생겨났다.

▲ 한톨나눔축제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자신들이 직접 꾸민 신발을 들어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지난 6월 6일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기아대책의 한톨나눔축제는 청소년들이 새롭게 나눔과 사랑에 대해 눈뜨는 체험의 장이었다.

이날 행사는 서아프리카 부르키니파소와 인도 어린이들에게 보낼 구호품을 청소년들이 직접 꾸미고 의미를 담는 나눔과 소망의 축제로 진행됐다. 이름도 생소한 아프리카의 작은나라 부르키니파소 어린이를 돕는 일에 참여한 청소년은 2만8000여명이나 됐다. 자원봉사자도 1400여명에 이르렀다. 

얼핏 생각하면 아이들이 그저 ‘봉사활동 점수나 받자’는 목적으로 참석한 듯 보일 수도 있지만 땡볕에서 연신 손부채질을 해가면서도 진지하게 설명을 듣고,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 편지를 쓰는 청소년들의 마음에는 ‘새로운 다짐’이 생겨나고 있는 듯 보였다.

‘호프 인 핸즈(Hope In Hand)’라는 부제로 열린 이번 축제는 청소년들이 해외빈곤아이들에게 보낼 신발, 학용품, 놀이키트 등을 꾸미고 포장하며 마음을 담는 나눔봉사활동으로 진행됐다. 

아이들은 8명씩 조를 나눠 H.O.P.E존을 돌며 지구촌 이웃들의 어려운 실태를 체험하고 희망선물을 제작하는 시간들을 보냈다.

첫 코스인 평화구역(Peace Zone)에서는 인도어린이들의 실태에 대한 설명을 사진과 자원봉사자들의 강의를 듣고, 이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을 만들었다. 노란색 상자를 접고 그 안에 색종이, 물감, 숫자놀이 등을 담아 놀이키트를 만들었다. 노동착취에 시달리는 인도어린이들에게 어린이다운 행복을 주기 위한 선물이었다.

경기외고 1학년 김건화 양은 “직접 갈수는 없지만 이런 기회를 통해 아이들을 도울 수 있어 좋고, 이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어 기쁘다”며 한톨나눔축제에 처음 참석한 소감을 말했다. 옆의 친구들도 “삶이 힘든 아이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어 좋다”고 입을 모았다.

연신 땀이 흐르고 강렬한 햇볕이 눈살을 찡그리게 하는 무더운 날이었지만 아이들은 지치지 않고 다음 코스로 이동했다.

두 번째 코스는 교육영역(Education Zone)으로 학교에 갈 수 없는 인도 아이들에게 손으로 공책을 만들어 주는 임무가 있는 곳.

아이들은 공부하고 싶어도 학교에 갈 수 없고, 자신만의 공책한권 갖기 어려운 인도어린이를 위해 손수 종이를 접고 묶어 ‘핸드메이드 사랑의 노트’를 만들었다. 노트 표지에는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담아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기도 했다.

중산고 1학년 정수현 군은 “다른아이들에게 도움주는 것 자체가 뿌듯하다”면서 “우리에게는 별 것 아닌 노트일 수 있지만 그 아이들에게는 귀한 선물이 된다니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고 말했다.

마지막 세 번째 코스는 건강구역(Health Zone)으로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어린이들에게 전할 신발을 꾸미는 미션이 기다리고 있었다. 신발이 없어 맨발로 걷다가 기생충 감염으로 다리가 부풀고 딱딱해지는 코끼리다리병에 걸릴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부르키나파소 어린이들의 현실을 배우고,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는 희망의 신발을 꾸미는 것이었다.

국립전통예술학교 1학년 조윤진 양은 “아프리카는 어렵다고 들었지만 이렇게까지 어려운지는 잘 몰랐는데 그 아이들을 위해 뭔가 했다는게 뜻깊다”면서 “이 신발을 신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 신발에 ‘Hope’를 그려넣었다”고 말했다.

봉사자로 나선 서울여대 2학년 유재은 씨는 “아이들이 처음에는 까불대다가도 신발이 없어 죽는 아프리카의 현실을 배우고는 진지하게 참여하는 모습을 봤다”면서 “순수한 청소년들의 마음에 나눔에 대한 생각이 들어가는걸 보며 내가 더 많이 배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봉사의 현장에 참여하고, 그 현장에서 나눔에 대한 의식을 쌓아가는 이 아이들은 그 어떤 선물보다 값진 것을 한톨나눔축제에서 얻고 있었다.

나눔, 사랑, 소망, 희망, 베품…. 아무리 귀에 못이 박히게 얘기해도 직접 체험하지 않고는 잘 변하지 않는 성품과 생각은 이 작은 실천, 작은 체험으로 시작되고 또 변화하고 있었다.

기아대책은 매년 6월 6일 지구촌 가난하고 굶주린 아동들에게 희망의 선물을 직접 제작해 보내는 신나는 자원봉사 나눔축제 ‘한톨나눔축제’를 개최하고 있으며, 참여를 위해서는 현장참여 뿐만 아니라 온라인 글로벌시민교육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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